성공하면 세계 10번째 독자 우주발사체 보유국

2022-06-13 11:21:15 게재

누리호 2차 15일 오후 4시 예정

성공하면 5년간 4번 더 발사

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15일 오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된다. 이번 발사는 지난해 10월 21일 1차발사에 이은 두 번째 발사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10일 온라인 설명회를 개최해 "누리호 단 결합을 완료하고 마지막 전기적 확인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15일 발사를 위한 준비작업을 모두 마쳤다는 설명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관계자들이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발사체 조립동에서 3단 결합을 완료한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최종 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15일 누리호 발사에 성공하면 한국은 세계 10번째 독자 우주발사체를 확보한 국가가 된다. 독자 우주수송능력을 확보해 우주개발을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게 되는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에 따르면 우주발사체 기술은 국가 간 기술이전이 엄격히 금지된 분야다. 이에 따라 독자 우주발사체 기술확보는 세계 일부 국가에 국한된다. 현재 자력 발사능력을 갖춘 국가는 러시아 미국 유럽 중국 일본 인도 이스라엘 이란 북한 등 9개 국가다. 러시아가 1957년 스푸트니크 위성을 발사하며 가장 먼저 기술을 확보했고 북한이 2012년 9번째로 위성발사 능력을 갖췄다. 9개 나라 가운데 이스라엘 이란 북한은 300kg 이하 위성 자력발사 능력을 보유했고, 나머지 6개 나라는 1톤이상 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가 이번 발사에 성공한다면 7대 우주 강국의 반열에 오른다.


◆1.5톤 위성 지구 저궤도 투입 = 누리호 개발 사업은 1.5톤급 실용위성을 지구저궤도(600~800km)에 투입할 수 있는 발사체와 우주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2010년 3월 사업을 시작했고 1조9572억원의 예산이 들었다.

총 3단으로 구성된 누리호 높이는 아파트 17층 정도인 47.2m이며, 총 중량은 약 200톤, 최대직경 3.5m다. 1단은 75톤 액체엔진 4기를 묶은 형태로 300톤의 추력을 낸다. 2단은 75톤 액체엔진 1기, 3단은 7톤급 액체엔진 1기로 구성돼 있다.

항우연은 5월 12일에 누리호의 1·2단을 결합했고, 6월 8∼9일에는 여기에 성능검증위성이 탑재된 3단까지 붙여 누리호의 최종 결합을 완료했다.

◆1차 실패 원인 기술적 보완 완료 = 이번 2차 발사에서는 지난해 10월 1차 발사 때 발생한 3단 엔진의 조기 연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적 보완이 이뤄졌다.

당시 누리호는 이륙 후 1단분리, 페어링 분리, 2단분리 등이 정상적으로 이뤄졌지만 3단에 장착된 7톤급 액체 엔진이 목표한 521초가 아닌 475초 동안만 연소돼, 목표하던 궤도에 위성모사체를 올리지 못했다.

항우연은 당시 비행에서 확보한 비행데이터를 정밀 분석한 결과 비행 중 진동과 부력으로 헬륨탱크의 고정장치가 풀리면서 산화제가 누설돼 엔진이 목표한 만큼 가동되지 못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따라 3단 산화제탱크 내부의 고압헬륨탱크가 움직이지 않도록 하부 고정부를 보강하고 산화제 탱크 맨홀 덮개 두께를 강화했다.

장영순 항우연 발사체책임개발부장은 지난 10일 온라인 설명회에서 "개선 조치로 발사체에 9㎏ 정도의 무게가 증가했다"며 "이 같은 중량증가는 발사체 성능에 영향이 없다"고 설명했다.


◆위성모사체, 성능검증위성 탑재 = 누리호는 그 전의 국내 발사체와 다르게 실제로 작동하는 위성을 싣고 떠난다. 이는 우리가 독자적으로 만든 발사체로 쏘아 올리는 첫 위성으로, 운용과정에서 국내 우주항공 기술을 전반적으로 검증하게 된다.

2차 발사 탑재체는 큐브위성 4대가 포함된 성능검증위성(162.5㎏)과 1.3t짜리 위성모사체다.

이 중 질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위성모사체는 알루미늄 덩어리이며, 실제로 작동하는 인공위성은 아니다. 누리호가 설계대로 1.5톤 규모의 탑재체를 궤도에 올릴 수 있는지 성능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고, 교신 등은 하지 않는다.

그러나 성능검증위성은 크기나 질량은 작지만 실제로 작동하는 인공위성이다. 개발은 국내 위성통신 단말기 제조업체인 AP위성이 담당했다. 고도 700㎞에서 누리호 3단 연소가 끝난 뒤 분리될 예정이며, 이때부터 내장된 자동운영프로그램에 의해 가동을 시작한다.

안상일 항우연 위성우주탐사체계설계부 책임연구원은 "(성능검증위성의) 제일 중요한 임무는 누리호의 투입 성능을 검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발사체가 싣고 간 위성을 우주에 성공적으로 올려놓는 운송 능력을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의미다.

◆700㎞ 올라 7.5km 속도내야 성공 = 누리호 2차 발사의 성공을 가르는 기준은 누리호 3단이 목표한 고도 범위에 들어왔는지다. 누리호 목표 고도는 700㎞의 저궤도다.

장영순 부장은 "3단 연소가 수행된 뒤 5초 후 판단한 궤도에 대한 정보로 성공 여부를 판단한다"며 "누리호의 목표 고도가 700㎞이고 궤도 오차는 5%로 두기 때문에 35㎞ 오차 내(665∼735㎞) 고도에 들어오면 누리호는 성공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발사성공에는 1차발사에서 문제를 일으킨 3단엔진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이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3단엔진이 정상적으로 작동해야 위성을 목표한 위치에 올릴 수 있는 속도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700km 궤도에서 초속 7.5km의 속도를 확보해야 한다.

한편 모든 기술적 점검이 끝난 누리호 2차발사에서 이제 남은 변수는 발사 예정일 전날의 날씨, 그리고 당일 기상 상황과 우주 환경이다.

예정대로 순조롭게 발사가 이뤄질지 여부에 영향이 가장 큰 것은 발사 당일인 15일의 기상 조건이다.

항우연에 따르면 발사조건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발사가 지상에서 가능한지를 따지는 '지상풍 조건' △발사체가 올라가며 바람에 의한 하중으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고층풍 조건' △비행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낙뢰' 등이다.

기상청은 12일 예보에서 15일 나로우주센터 인근에서 비가 내리거나 낙뢰가 칠 가능성은 적고, 바람도 발사에 영향을 줄 수준은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누리호의 실제 발사 시각은 우주물체(유인 우주선) 충돌 가능성과 태양흑점 폭발 등 우주환경 조건에 따라 결정된다. 현재 잠정적으로 예정된 발사 시각은 6월 15일 오후 4시다.

◆성공하면 발사체 고도화 사업 = 누리호 2차발사가 성공하면 항우연은 본격적으로 발사체를 고도화하고 그 기술을 민간에 이전하는 작업을 시작한다.

항우연에 따르면 고도화 사업의 주된 내용은 올해부터 2027년까지 누리호를 4차례 더 발사해 발사 신뢰도를 확보하는 것이다. 투입되는 사업비는 6873억원이다.

내년 상반기 차세대 소형위성 2호, 2024년 초소형위성 1호, 2026년 초소형 위성 2∼6호, 2027년 초소형 위성 7∼11호 등을 발사하는 것으로 예정돼 있다.

정부는 고도화 사업을 진행하면서 발사체 기술을 민간에 이전해 우주발사체 분야의 '체계종합기업'을 육성할 예정이다.

고성수 기자 ssg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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