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로
일상 속에 찾아온 디지털 헬스케어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급속히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2025년에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20%를 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전망이다.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자수와 진료비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고령화 만성질환의 증가 등으로 건강관리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보건의료의 패러다임이 질병 진단, 치료에서 예방, 건강관리 중심으로 바뀌는 추세다. 특히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비대면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원격의료 등 디지털 헬스케어가 주목받는다.
디지털 헬스케어란 개인의 건강과 의료에 관한 정보 기기 시스템 플랫폼을 다루는 건강 관련 서비스와 의료 정보통신기술(ICT)이 융합된 종합의료 서비스를 말한다. 최근에는 개인이 소유한 휴대형, 착용형 기기나 클라우드 병원정보시스템 등에서 확보된 생활습관, 건강검진, 의료이용 정보, 인공지능, 가상현실, 유전체 정보 등의 분석을 바탕으로 제공되는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와 의료서비스를 포함한다.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4차산업혁명 기술과 함께 성장속도를 높여왔다.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규모는 2020년 1525억달러에서 연평균 18.8% 성장해 2027년에는 5088억달러 규모로 전망된다.
전세계적으로 유수한 ICT 기업들이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애플 구글 IBM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을 선보였다. 우리나라도 카카오 네이버 KT SKT 등이 앞다퉈 참여하고 있다.
디지털로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시대 도래
디지털 헬스케어를 통해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일상 속에 찾아온 디지털 헬스케어를 몇가지 소개한다.
하나, 웨어러블 헬스케어 기기가 스마트폰과 연계돼 건강을 관리해 주는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가 최근 우리 생활에 많이 사용된다. 갤럭시 기어핏, 라이프밴드 터치, 애플 워치와 같은 착용형 헬스케어 기기는 심박수를 측정하고, 스마트폰과 연동해 운동량을 관리하거나, 칼로리 소모량을 알려주는 등 생체신호를 측정해준다. 심장에 자극을 주어 심장박동을 조율하는 페이스메이커, 혈관을 확장하고 유지하는 스텐트 등 더욱 고도화된 의료기술 분야에서도 디지털 헬스케어가 적용될 전망이다.
둘, 빅데이터를 활용한 질병관리다. 질병관리청의 국민건강영양조사, 한국 유전체 역학조사 자료,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검진 자료 등 보건의료 데이터가 매일 업데이트되면서 축적되고 있다. 이러한 보건의료 데이터는 만성질환을 예방·관리하거나 건강증진 관련 연구에 활용된다. 일례로 건강보험공단의 암 환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환자 특성에 맞춰 암 재발(2차 암) 예방 진료에 활용되고 있다.
셋, 개인의 영양상태는 건강관리의 기초가 된다. 유전적 요인, 환경과 함께 식생활과 생활습관 등은 건강관리의 중요 요소다. 모바일 헬스케어는 스마트폰을 활용해 매일 섭취하는 음식의 종류와 양 등을 입력해 비만 당뇨 등을 관리하는 등 맞춤형 건강 솔루션을 제공한다. 내 손안의 건강관리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디지털 환경에 걸맞지 않게 원격의료는 아직도 진행이 더디다. 코로나19가 유행하자 정부가 2020년 2월부터 비대면 진료를 한시적으로 허용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2년 7월 기준 약 2300만건을 이용했다고 한다. 위드 코로나와 디지털 환경에서 원격의료는 국민건강 확보 차원에서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피할 수 없는 흐름된 원격의료 제도 정비를
여전히 의사협회가 부정적이긴 하지만 긍정적인 의견들도 내부에서 생겨나고 있다. 이번 기회에 의료계가 집단지성을 발휘해 원격의료 자체를 리드해 가는 것도 바람직하다.
정부도 원격의료의 대상질환, 진료범위, 오진의 위험 및 책임소재, 개인 의료정보 보호 문제 등 의료계와 환자·소비자단체 등이 제기하는 쟁점에 대해 조속히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길 바란다.
디지털 헬스케어는 미래 건강관리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정부는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규제혁신과 함께 범정부적인 연구개발(R&D) 세제·금융 지원 등을 통해 국민건강을 증진하고, 동시에 보건의료 신성장 동력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