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고위험 사업장 '안전 불감증'

2022-08-03 11:11:45 게재

안전전문 인력 없는데다

총기탈취 우려까지 제기

부산시가 관리하는 고위험 사업장들에서 법 위반 및 시민안전 위험요인들이 무더기 적발됐다. 모범이 돼야 할 부산시 사업장부터 안전불감증 우려가 나온다.

3일 내일신문이 확인한 부산시 감사위원회의 상반기 '시 산하기관 중대산업재해 고위험사업장 특정감사' 결과 24건의 위법·부당사항이 확인됐다. 이 중 9건에 대해 관련자 문책요구 및 기관경고, 개선 및 권고 등이 통보됐다.

상수도사업본부는 안전관리자 등 안전보건 전문인력이 없었다. 각종 화학약품을 취급하고 유해물질 발생 가능성이 높은 사업장으로 반드시 안전보건 전문인력을 확보해야 한다. 감사위원회는 무자격 직원이 산업안전보건 관련 업무를 맡는 등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른 안전보건관리체계 이행을 못했음을 확인했다.

낙동강관리본부는 위험물안전관리법에서 제한하는 지정수량을 초과해 휘발유를 보관했다. 휘발유와 LPG가스통이 함께 보관되는 등 경고표지도 없이 관리됐다. 지난해 안전관리전문기관에서 화재·폭발 재해위험 등을 제기했지만 감사 당시까지도 개선하지 않았다.

사격장에서의 총기 및 실탄 탈취 가능성도 제기됐다. 부산시체육시설관리사업소가 관리하는 영도사격장이다. 실탄저장소 출입문이 덧문 아닌 홑문으로 설치되거나 벽체나 지붕은 도면이 없는 등 사격장안전법에 따른 사격시설 세부설치기준이 부적정하게 관리됐다. 감사위원회는 "사격장안전법에 따른 총기 격납고 등 사격시설이 일부 규정에 미흡하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부산에서는 지난 2015년과 2009년 실탄사격연습장에서 총기 탈취 사건 및 화재로 15명이 사망했다.

푸른도시가꾸기사업소는 부산치유의숲을 관리하며 안전관리 계획조차 없었다. 전반적인 안전규정도 마련되지 않았다. 부산치유의숲은 코로나19 시기에도 부산관광공사가 주관하는 언택트관광지로 선정되는 증 많은 시민과 외지 관광객이 찾는 곳이다. 감사위원회는 "낙상, 파손 및 화재 등 안전사고 발생 개연성이 높아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인데도 시설물을 부적정하게 관리했다"고 밝혔다.

안전사고 발생시 신고 의무 위반 사업장도 다수다. 산업안전보건법에 3일 이상 휴업이 생기는 재해발생시 산업재해조사표를 제출해야 하지만 하지 않았다. 부산상수도사업본부와 화명수목원관리사업소 등이다. 푸른도시가꾸기사업소는 부산고용노동청으로부터 4건의 산업재해에 대해 2000만원의 과태료를 냈다. 또 과태료를 인건비 예산으로 집행해 회계질서를 문란하게 한 사실도 드러났다.

상수도사업본부는 테니스장 및 창고, 컨테이너 등을 건축허가 없이 구축했다. 건축법 위반은 물론 공유재산 등록도 안돼 소화기조차 없는 등 안전사고 위험이 제기됐다.

부산시 관계자는 "올해부터 산업재해예방팀을 신설하고 중대산업재해 예방 대응계획을 수립했고 각 사업장마다 자체계획 수립에도 나섰지만 일부 미비점이 있었다"며 "고위험 사업장들에 대한 현장 점검 및 컨설팅을 통해 안전보건관리체계를 잘 챙기겠다"고 말했다.

곽재우 기자 dolboc@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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