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참사' 주거취약층 보호 방안 촉구
2022-08-22 11:07:44 게재
"현실성 있는 공공임대" 요구
22일 오전 주거·시민단체로 구성된 '폭우참사로 희생된 주거취약층 발달장애인 빈곤층 추모공동행동'(재난불평등추모행동)은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거취약층의 반복되는 재난 위험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거주할 공공임대주택 대폭 확대 등 주거권 보호 방안을 마련하라"며 정부 등에 요구했다.
재난불평등추모행동은 주거권네트워트 민달팽이유니온 주택임대차보호법개정연대 용산정비창공대위 집걱정없는세상연대 등 170여개 주거·시민단체로 구성됐다.
단체는 지난 16일부터 서울시의회 앞에 폭우 희생자 분향소를 설치하고 추모 주간 행사를 이어왔다. 19일에도 참사 재발을 막을 대책을 촉구하며 시위를 진행했다.
재난불평등추모행동은 회견에서 "이번 폭우로 희생된 이들은 모두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였던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는 기후위기로 인한 자연재해이자 재난 대책이 부재한 상황에서 발생한 사회적 참사"라고 밝혔다.
단체는 또 "(서울시와 정부의 대책은) 이미 노후 임대주택에 거주하는 주거취약계층과 고시원 쪽방 여관 등에 거주하는 가구 등을 고려할 때 현실성이 매우 떨어진다"며 "뿐만 아니라 반지하에서 지상층으로 이사하는데 필요한 보증금과 월세를 고려하면 주거비 지원책은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서울시는 10일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반지하 주택을 없애 나가겠다"며 "10~20년 유예 기간을 주고 순차적으로 주거용 반지하 건축물을 줄이는 '반지하 주택 일몰제'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15일에는 △반지하 주택 20만 가구 전수조사 △공공임대주택 물량 23만호 이상 공급 △반지하 가구의 지상 이주 시 월 20만원씩 최장 2년간 지원 등을 내용으로 추가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공공임대주택은 재건축에 20년 이상이 걸리고 이주비 지원도 부족해 반지하 주택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편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현재 고시원 등 비주택에는 46만3000가구가 거주하고 있고 지하(반지하)에도 32만7000가구가 거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지하 거주 가구의 64.1%인 약 20만 가구는 서울시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수 민달팽이유니온 운영위원장은 "반지하를 없애겠다는 구호적인 미봉책을 내놓을 게 아니라 주거취약계층이 안전한 환경에서 거주할 수 있도록 기존의 대책을 먼저 실천하고, 현실성 있는 공공임대주택 확대를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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