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포항시, 태풍 피해복구 총력전

2022-09-08 10:47:51 게재

민·관·군 6000명 투입

추석 전 도시기능회복

태풍 힌남노의 집중피해를 입은 경북도와 포항시는 7일부터 전기·통신·상수도 등 도시기능 회복에 총력을 쏟고 있다. 포항 오천읍 아파트단지 주차장의 인명구조가 완료되자 이날 하루에만 자원 봉사자, 해병대 등 국군 장병, 공무원 등 6000여명이 피해 복구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지난 6일 태풍 힌남노의 피해가 집중된 지역은 오천읍·구룡포읍·대송면·장기면·동해면 등 포항시 5개 읍·면이다. 특히 오천읍과 장기면에서는 각각 9명과 1명의 인명피해가 났다. 이 일대 재산피해는 집계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죽도시장과 함께 포항지역 최대 전통시장의 하나로 꼽히는 오천읍 오천시장은 힌남노의 폭우로 인근 세계천이 넘치면서 상가점포 전체가 피해를 입었다. 7일 오후 오천시장에는 점포마다 군과 경찰 공무원 등이 총동원돼 흙탕물을 씻어내고 진흙을 제거했다. 시장 상가점포마다 추석명절 대목장을 위해 준비해둔 제수용품과 선물용 상품들이 흙탕물에 젖어 폐기처분되고 있었다. 가재도구와 각종 가전제품 등도 쓰레기더미에 쌓였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날 오후 오천시장을 찾아 침수 피해로 망가진 의자를 해병대 장병들과 함께 들어 옮기며 피해복구에 힘을 보탰다. 윤 대통령은 "신속하게 시장이 정상화되도록 지원하겠다. 최선을 다할 테니까 걱정하지 마시고, 조금만 기다려 달라"며 상인들을 위로했다.

자원봉사 손길도 이어지고 있다. 퇴직 공무원인 황병기(60)씨도 "서민들의 생계가 걸린 오천시장의 피해가 심각해 자원봉사에 나섰다"며 "막상 현장에 와보니 시장점포들이 완전히 침수돼 시장기능이 언제 회복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포항시가 7일 오후 6시 현재까지 잠정 집계한 피해액을 보면 우선 도로·하천 등 공공시설 피해액은 1705건에 303억6100만원으로 피해복구에만 510억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됐다. 사유시설의 경우 주택침수 6000채, 상가침수 3550동 등으로 피해액은 148억8200만원으로 집계됐다.

기업체 피해도 컸다. 포스코가 첫 쇳물을 뽑아낸 1973년 이후 49년 만에 처음으로 조업을 중단했고, 현대제철도 공장 가동을 중지하는 등 모두 92개 기업이 천문학적인 금액의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포항시 관계자는 "현재는 피해복구에 가장 시급한 상황으로 이재민의 신속한 일상생활 복귀와 태풍 피해에 대한 완전한 복구를 위해 시민들과 해병대 등 군 장병과 함께 민관군이 힘을 합치고 있다"며 "현재까지 조사된 피해금액은 조사초기의 금액에 불과하며 향후 본격적인 정밀 피해조사가 진행되면 피해 규모는 급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7일부터 피해 복구가 본격화됐다.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시민 개개인은 물론 의용소방대 산불진화대 자율방재단 등 각종 봉사·자생단체와 군 장병들의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안동시는 권기창 시장이 직접 공무원과 함께 피해복구를 지원했다. 청도군 경산시 영천시 등 경북도내 시·군과 대구은행 자원봉사단 등의 자원봉사자들도 복구 작업에 나섰다. 해병대 1사단 등 군부대 장병과 포항시 공무원 등 3700여명은 지난 6일부터 도로변과 주택으로 밀려든 토사와 침수된 가재도구 등을 정리하고 배수로 등의 나뭇가지와 쓰레기 제거작업을 벌였다. 

물품 지원 등의 온정도 속속 답지되고 있다. 대한적십자사 경북지사와 전국재해구호협회 함양지사가 응급구호센터 및 긴급구호식품, 생수 등을 전달했으며 해병대 1사단이 군용모포 1500개, 수원시가 생필품키트 200개를 지원했다. 코오롱스포츠는 1억원 상당의 의류를 지원했고 쿠첸, 포항 홈플러스, KT 등도 수백만원 상당의 물티슈와 라면 등 생필품을 지원했다. 대한적십자사는 피해가 컸던 대송면 다목적복지회관과 제철동 인덕아파트, 구정초등학교에서 급식 차량을 지원했다.  이밖에 대구은행 2억원, 수원시 장안구 690만원, 수원시 영통구 자원봉사센터 590만원, 공영홈쇼핑 3000만원, 김용판 국회의원 1000만원 등 성금도 이어지고 있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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