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기 골절 예방
근력 강화하고 집안 미끄럼 방지 필수
고령-여자 특히 주의해야 … 걷기-근력-균형 운동 20분씩 주3회, 낙상예방 도움
나이가 듦에 따라 자연스레 신체 기능이 떨어지고 근력이 줄어들면서 낙상의 위험이 높아진다. 고령층의 낙상은 고관절(엉덩이뼈) 요추 팔꿈지 어깨 골절이나 뇌손상을 일으키곤 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요추와 골반 골절로 진료받는 인원이 연 20만명에 이른다. 부상으로 인한 문제는 신체기능이 줄어들고 나아가 생활활동 범위를 축소시킬 뿐 아니라 생명을 단축시키기도 한다.
노년일수록 낙상 직후에 생을 달리하는 경우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전문의 등을 통해 노년의 건강을 위한 골절 예방법을 공유한다.
노년의 척추건강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은 낙상이나 미끄럼으로 인해 발생하는 골절이다. 골다공증에 걸려있거나 근력이 감소된 상태에서 노인의 뼈는 외부의 충격으로 쉽게 골절된다.
박상민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15일 "골다공증 환자들은 살짝만 넘어져도 척추에 골절이 생기기 쉽고 특히 노인의 낙상으로 인한 골절은 더 심각하다"며 "척추에 한번 골다공증성 골절이 생기면 골절이 재발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골절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골다공증성 척추 골절, 낙상으로 쉽게 발생 = 박 교수에 따르면 골다공증성 척추 골절은 낙상에 의해 쉽게 생긴다. 하지만 경미해 보이는 작은 외상에 의해서도 생길 수 있다. 몸을 구부리거나 무거운 물건을 운반할 때, 윗몸을 일으킬 때, 심지어 기침을 할 때도 골다공증성 척추 골절이 발생할 수 있다.
'골절'이 발생하면 대다수 사람들은 등허리에 날카로운 통증을 느끼지만 전혀 통증이 없는 사람도 있다. 수년이 지난 뒤에야 골절로 인한 문제를 느끼기도 한다.
통증 이외에도 갑자기 키가 줄어들거나 앞으로 구부정한 자세가 되는 등 변화가 생긴다면 골다공증성 척추 골절을 의심해볼 수 있다.
장원기 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15일 "근력 감소 외에도 낙상위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균형장애 및 청력 시력의 감퇴, 인지기능의 저하 등이 있다. 중복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나 4가지 이상의 약물을 복용하는 환자, 75세 이상인 노령층인 경우도 낙상위험이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낙상의 경우 가정집 안에서 많이 발생한다.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에 접수된 최근 4년간(2018년∼2021년) 고령자 안전사고 중 62.7%(1만4778건)가 낙상사고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74.0%(1만1055건)이 주택에서 발생했다.
주로 화장실이나 주방의 물기 묻은 바닥, 매끄러운 대리석 타일 등 때문에 미끄러져 발생할 확률이 높다. 장 교수는 "이를 예방하려면 바닥의 물기를 자주 닦아주고 미끄러운 곳은 미끄럼방지 매트 등을 깔아두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집안에서 안전하게 보행할 수 있게 돕는 손잡이를 벽면에 설치하는 것도 낙상의 위험을 줄이는 데 좋다. 방과 방을 이동할 때 문턱에 발이 걸리지 않게 시공하거나 문턱을 제거하는 실내용 경사로를 설치하는 방법도 있다. 집안에서도 보행기나 지팡이를 사용하는 게 좋다.
낙상과 척추 골절을 예방하기 위해 안전한 외부 활동도 중요하다. 박 교수에 따르면 겨울철 외부활동을 할 때는 고무 밑창이 있는 낮은 굽 신발이나 따뜻한 부츠를 신도록 한다. 건물이나 보도의 바닥 표면을 자세히 보고 미끄러질 위험이 큰 광택있는 바닥이나 타일 바닥은 피하는 것이 좋다.
작은 소금봉지를 가지고 다니다 얼어있는 바닥에 소금을 뿌리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 장갑을 착용하고 가방은 손으로 드는 것보다 어깨에 메 항상 손을 자유롭게 하는 것이 좋다.
박 교수는 "무거운 물건, 특히 5kg 넘는 물건을 들지 말아야 한다. 기침을 심하게 할 경우 몸을 앞으로 급격히 구부리지 말고 한손으로 등을 받치면서 하도록 한다. 그리고 노인은 칼슘과 비타민D가 포함된 균형잡힌 식사를 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노인 체중 1kg당 하루 1∼1.2g 단백질 섭취 필요 = 낙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운동을 통해 근력과 균형감각을 향상시킬 필요가 있다. 걷기-근력-균형 운동세가지를 실천해야 한다.
장 교수에 따르면 걷기운동은 가볍게 땀이 날 정도로 20분씩 일주일에 3번 이상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걷기 속도는 조금 숨이 가쁘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속도로 걷는 것이 좋다.
근력운동은 하체 특히 허벅지와 엉덩이의 근력을 키우는 것이 낙상을 예방하는 데 도움된다. 양발을 어깨너비로 벌린 상태에서 무릎을 절반쯤만 굽혀 아래로 내려간 후 5초간 자세를 유지한 후 무릎을 펴서 처음 자세도 돌아오는 식으로 진행한다. 근력이 부족한 경우 의자나 책상 등을 손으로 잡은 채 이 동작을 해도 된다. 또한 의자나 벽면을 양손으로 잡고 양쪽 발뒤꿈치를 천천히 들었다가 내리는 동작을 해도 하지 근력강화에 도움된다.
만약 근력이 너무 약해 이런 동작을 하기 어려울 경우 의자에 앉아서 무릎을 천천히 펴서 지면과 평행되게 다리를 들어올리고 5초를 유지한다. 다시 구부리기를 반복하면 허벅지 근육을 강화할 수 있다.
균형운동은 의자를 잡고 한쪽 다리로 서서 반대쪽 다리를 옆으로 들어 올린 뒤 5초간 자세를 유지하고 내리는 동작을 양쪽 다리를 번갈아가면서 시행한다.
이런 하지 근력-균형운동은 20분씩 일주일에 3회 이상씩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와 함께 충분한 단백질을 섭취하면 낙상예방에 더욱 효과적이다. 노인은 일일 체중 1kg당 1∼1.2g의 단백질을 섭취하면 좋다.
끝으로 낙상으로 인한 골절을 예방하기 위해 골다공증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게 필요하다. 장 교수에 따르면 골다공증이 있으면 낙상 발생 시 골절의 위험도가 올라가고 특히 고관절 골절이 발생하는 경우 일반인에 비해 사망 위험도가 3.5배 증가한다. 정기적인 골다공증 검사와 필요시 치료를 받는 것이 낙상으로 인한 골절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요추·골반 골절 진료자 72%가 여자 = 골절 발생은 고령층과 여자에게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요추(허리척추)와 골반 골절로 진료받은 인원이 2021년 19만503명이다. 이 가운데 60세 이상이 14만6038명(76.6%), 여자가 13만8852명(72.8%)으로 많았다.
고령자 낙상사고의 경우 여자가 남자보다 2배 정도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원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4년간(2018년∼2021년) 여자 9692명, 남자 5086명으로 집계됐다.
소비자원은 야외활동 시 자전거를 탈 때 안전모 보호대를 꼭 착용하기, 끈 없는 신발과 통이 넓지 않은 바지 입기, 에스컬레이터는 안전선 안에 손잡이를 꼭 잡고 타고 걷거나 뛰지 않기, 짐이 있는 경우 에스컬레이터보다 엘리베이터 이용하기 등을 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