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 증가에 안전 예방 필요

2022-09-26 11:00:42 게재

주거침입·배회자에 불안 느껴

경찰·지자체·업체 맞춤 지원

"지난달 아파트 문 앞에 엎드려 우유 투입구로 얼굴을 들이밀어 안을 살피고 엿듣던 남성이 가정용 폐쇄회로(CCTV)에 발각돼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습니다." 한 보안업체 관계자의 말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1인가구가 전체 가구의 33.4%인 716만5788가구로 증가하면서 주거 안전과 침입 범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26일 보안업계와 경찰에 따르면 1인가구를 위한 안전은 주로 주거 침입 예방과 집주변 감시에 중점을 두고 있다.

서울의 한 자치구가 여성 1인가구에 지원하는 '안심홈세트' 구성은 가정용 CCTV를 통해 움직임을 감지하고 휴대폰으로 통보하는 스마트안전센서, 현관문 이중잠금장치, 비상시 경보음과 함께 지인과 112에 자동신고하는 휴대용 긴급벨 등이다.

대학생과 연구원이 많아 전체 15만8000여 가구 중 1인 가구가 6만5000여 가구(8월 말)로 41.0%에 달하는 대전 유성구는 1인 안심 홈세트 지원을 올해 확대했다.

유성구는 도어록 지문 자국을 방지하는 필름, 택배에 붙어 있는 개인 정보를 지울 수 있는 정보 유출 방지 스탬프 등도 포함했다. 유성구 관계자는 "20~30대 1인가구가 3만5000여 가구로 홈세트 지원이 안심이 된다는 대답이 많아 올해는 남성 1인가구까지 확대했다"고 밝혔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주거침입 범죄는 2018년 1만3512건에서 2019년 1만6994건 2020년 1만8210건으로 증가했다. 통계청의 '2021 통계로 보는 1인가구'에서는 1인가구 42.8%가 범죄에 불안하다고 대답했고(전체 인구는 39.9%) 가장 두려워하는 범죄는 주거침입 12.8% 절도 10.9% 폭행 10.7%이라고 대답했다.

지난해 12월 서울시가 실시한 '1인가구 안전 도어지킴이 만족도 조사'에서 대상 가구 1155명 중 신청 동기는 '주거침입 범죄가 불안하고 걱정돼서' 81.0% '현관 배회자 알림을 받고 싶어서' 66.5%로 대답한 바 있다.

민간 보안업체도 1인가구를 위한 상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한 보안회사는 현관 앞 배회감지기부터 실시간 영상 확인, 양방향 대화, 위급시 긴급출동을 하는 서비스를 내놨다. AI 기능으로 가족 얼굴을 등록해 출입을 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한 IT 기업은 군에서 쓰는 레이더 원리를 이용해 칸막이가 있어도 투과되는 전파로 외부 침입자와 경계지역의 움직임을 확인할 수 있는 1인 가구용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여성 1인가구 안심제품으로 여러 기관의 관심을 받고 있다"며 "최근 침입 범죄가 잦아지면서 문의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지역 생활안전 분야 경찰은 "일부 지역은 1인가구가 40%가 넘는 동이 있어 경찰도 취약 지역 범죄예방 환경설계(CPTED)를 적용해 일상적인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며 "자체 활동뿐 아니라 지자체와도 협력해 여성안심귀갓길, 취약지역 안심계단 적용, 112신고벨 설치 등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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