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뉴욕구상' 위한 디지털 파트너십 구축

2022-09-27 10:49:28 게재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

"디지털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력은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는 새로운 차원의 디지털 질서가 필요합니다." 지난주 윤석열 대통령은 '뉴욕구상'을 통해 디지털을 통한 세계주도 구상을 제시했다. 디지털 혁신을 수용하면서 자유와 인권, 연대라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지키기 위한 새로운 디지털 질서의 필요성과 국가 간 디지털 격차 해소 등을 위한 국제사회 협력을 강조한 것이다.

유럽, 매력적 시장이자 중요 협력파트너

인권과 자유에 대한 의식이 높고 우수한 기초기술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유럽은 뉴욕구상을 실천하기 위한 중요한 협력 파트너다. 또한 유럽은 인공지능 반도체 양자기술 등 최근 주목받는 디지털 분야에 대해 전략적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구매력이 높은 5억명 인구를 보유한 매력적인 시장이기도 하다.

이러한 가운데 유럽이 최근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디지털 혁신과 기술패권 경쟁 속에서 우리에게 먼저 러브콜을 보내왔다. 유럽연합(EU)은 지난해 한국을 방문해 한-EU 디지털 파트너십 체결을 제안했고 영국도 비슷하게 한-영 디지털 파트너십 체결을 먼저 희망해왔다. 독일도 디지털 분야 차관급 협의체 신설을 제안한 바 있다.

유럽과 디지털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이달 초 벨기에 독일 영국을 방문했다. EU 본거지가 있는 벨기에, EU에 큰 영향력이 있는 독일, 디지털 분야에 집중 투자하고 있는 영국과 협력을 통해 유럽과의 디지털 동맹 삼각축을 구축할 필요가 있었다.

먼저 방문한 EU에서는 한-EU간 디지털 파트너십 체결 협의를 진행한 후 반도체종합연구소인 IMEC를 방문해 반도체 포럼 참여 등을 요청했다. 독일에서는 한-독 디지털 정책대화 설립을 위한 공동선언문에 서명하고 다양한 협력을 추진키로 했다. 영국에서는 양국 간 디지털 파트너십 체결을 위한 논의에 착수하고 구글 딥마인드를 방문해 인력양성 등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각국과 협의하며 우리 정부가 자유 연대 공정 법치 등의 가치를 강조하고 있으며 디지털 혁신도 이러한 가치 추구를 목표로 사회문제 해결, 국민 삶의 질 향상 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디지털 격차 해소와 동반성장 추진

이번에 만난 유럽 주요 인사들은 저마다 우리의 디지털 기술과 정책성과에 대해 찬사를 보냈다. 세계 최초 5G 상용화에 성공하고 디지털 기술로 혁신을 선도하는 대한민국이 이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고 있었다.

높아진 우리나라의 세계적 위상에 다시 한번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계기였다.

이번 방문의 모멘텀을 살려 내년 수교 140주년이 되는 독일 영국과 더불어 EU와의 디지털 파트너십이 결실을 맺도록 더욱 노력하겠다. 대한민국은 과거 원조를 받던 국가에서 원조를 하는 국가로 성장한 만큼 뉴욕구상 실천을 통해 디지털 기술과 데이터를 더 많이 공유하고 어려운 나라에 대한 지원도 과감히 추진할 것이다. 디지털 파트너십도 인류 보편적 가치 실현을 위해 국가 간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고 동반성장할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해 나가고자 한다.

디지털이 세계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인류가 진정한 자유와 번영을 이루는데 기여할 수 있도록 개방과 공유, 협력을 위한 노력을 민간과 국제사회가 함께해 나가야 할 때라고 생각하며 정부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