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 리스크 '금융위기 수준'

2022-09-30 11:27:54 게재

'CDS프리미엄' 연중 최고

외환시장 시스템 리스크가 2008년 금융위기 수준으로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국가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30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전일 오후 3시 5년 만기 외평채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58bp(1bp=0.01%p)를 기록했다. 지난 7월 6일 기록한 연중 최고치(종가 기준) 56bp를 넘었다. 9월 초 31bp까지 떨어진 CDS 프리미엄은 지난 2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미 연준이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p 인상)을 결정한 직후인 22일엔 45bp, 23일엔 50bp로 올라섰다.

CDS는 채권이 부도날 경우 거래 상대방으로부터 원금을 받을 수 있는 파생상품이다. 한국 정부의 외평채 부도 우려가 클수록 CDS에 붙는 보험료(프리미엄)도 올라간다.

달러 유동성 지표인 스와프베이시스(통화스와프 금리에서 이자율스와프 금리를 뺀 값)도 역전폭이 커지고 있다. 이달 초 70bp 안팎이던 1년 만기 스와프베이시스는 지속적으로 벌어져 28일 -143bp를 기록했다. 국내에서 달러를 구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뜻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이 G10 통화를 대상으로 달러화대비 변동률을 계산한 후 외환시장의 시스템리스크 지표를 산출한 결과 평균 73%로 주식시장 평균보다 높게 나왔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시스템리스크는 80% 수준이었다.

시스템 리스크란 개별 기업의 부실위험과 달리 금융시스템 전체가 부실화되는 위험을 의미한다. 시스템 리스크가 발생할 경우 금융기관 또는 위험자산 간 위험의 전염, 디레버리징과 유동성 위축, 위험자산 가격 하락과 안전자산 도피 등의 현상이 나타난다.

현재 외환시장의 시스템 리스크 지표는 전고점에 가깝게 상승해 있다. 금융위기 당시 80%로 치솟았던 외환시장 시스템리스크 지표는 2011년 이후 하락하며 달러 환율 모두 낮은 수준에서 안정된 기간이 이어졌다. 그러다 2020년 코로나 위기를 기점으로 급반등했던 시스템 리스크 지표는 소폭 하락한 뒤 최근 다시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정현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외환시장이 국내 주식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동조현상을 보이고 금리와 같은 소수의 거시경제 요인이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며 "외환 옵션시장에 반영되어 있는 투자자들의 기대변동성과 비교해, 글로벌 외환시장의 체계적인 리스크가 실제로는 더욱 높은 수준일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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