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흡연 여성 폐암 원인 조리 연기 유해성 규명

2022-11-30 11:14:51 게재

숙명여대 정영수 교수팀

발생 특성별 유해 정도 예측

국내 대학 연구팀이 비흡연 여성 폐암 발병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조리 연기의 발생 특성과 인체에 미치는 유해성을 밝히는데 성공했다.

숙명여자대학교 정영수 교수팀(기계시스템학과)은 "표준화된 조리 연기 생성 시스템을 구축해 음식 종류와 조리 온도 등에 따른 조리 특성을 파악하고 인체 유해 정도를 예측하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조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조리 연기는 여러 가지 유기 물질과 미세 입자로 이뤄졌다. 이 중에는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 헤테로사이클릭 아민류(HCAs)와 같은 1급 발암물질이 포함됐다. 이 때문에 조리 연기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천식, 폐렴, 폐암 등 심각한 폐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노출 빈도가 높은 비흡연 여성 폐암 발병의 주된 원인으로 여겨져 왔다.

기존 연구에서는 다양한 조리 환경(음식의 종류, 조리 온도, 조리 방법 등)으로 인해 조리 연기 중 정확히 어떤 성분이 어떠한 기전으로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미치는지 명확하게 밝히지 못했다.

이에 연구팀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조리 연기 생성 시스템을 통해 육류 조리 중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HCAs 중 PhIP 전구체를 이용해 각 온도에 따라 균일한 성질의 조리 연기를 발생시켰다. 또 조리 온도 별 발생하는 유해 성분을 규명하고, 해당 성분의 물리적인 특성을 분석해 각 조리 연기가 실제 인간의 폐에 노출되었을 때 세포 수준에서 미치는 영향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또한 특정 발연점 이상에서 발생하는 연기에 포함된 물질이 세포 내 활성산소를 크게 증가시켜 세포 사멸을 유도하고, 급격한 염증 반응을 일으킬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는 음식 성분의 연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나노 크기의 입자상 물질이 알데하이드와 같이 잘 알려진 휘발성 유해 물질 이상으로 폐 염증 반응에 주된 요인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정영수 교수는 "조리 중 발생하는 미세먼지(연기)의 물리적 특성과 화학적 특성을 개별적으로 조절해 위해성을 정밀하게 밝힐 수 있는 연구 방법론을 제시했다"며 "향후 비흡연 여성 폐암뿐만 아니라 급식 시설과 요식업 작업 환경에서 발생하는 급성, 만성 폐 질환에 대해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 마련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환경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유해물질저널에 11월 5일 게재됐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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