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만큼 초미세먼지 짙은 춘천, 왜?
다른 지역과 달리 '유기탄소(쓰레기 태울 때 나오는 오염물질)' 비중 높아
국립환경과학원 분석
유기탄소는 생물성 연소나 화석연료 연소 등 다양한 연소과정에서 직접 배출되는 오염물질이다. 또한 휘발성유기화합물의 대기 중 화학적 반응을 거쳐 생성된다.
생물성 연소란 농업잔재물 및 생활폐기물 노천소각, 목재를 연료로 쓰는 화목난로와 보일러 등의 연소과정에 의해 오염물질이 배출되는 걸 말한다.
◆불법 쓰레기 소각, 자연 배출물질 전환 가능성 =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원장 김동진)은 강원권 대기환경연구소에서 2021년 12월부터 2022년 11월까지 1년간 측정한 춘천지역 초미세먼지 상세 성분 결과를 16일 공개했다.
이번 관측 결과에 따르면, 춘천지역의 초미세먼지 평균농도는 18㎍/㎥으로 같은 기간 전국 평균 농도 수준이다. 하지만 성분 구성비는 다른 지역과 달리 유기탄소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 지역의 초미세먼지 성분 구성비 중 1위는 유기탄소(29%)였다. 이어 질산염(26%) 황산염(15%) 암모늄염(1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겨울과 봄철에는 질산염(31%, 26%)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여름과 가을에는 유기탄소(37%, 39%) 비율이 가장 높았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유기탄소 비율이 높은 원인은 지역내 생물성 연소에 의한 배출이나 주변 산림지역에서 배출된 자연적 휘발성유기화합물의 전환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16일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이번 연구로 해당 지역의 미세먼지 특성이 다른 곳과 차이가 있다는 걸 확인했지만 그 이유나 장기 영향 등을 파악한 건 아니다"라며 "일단은 배출원에 대한 특성을 제대로 알아야 저감 대책의 방향성을 잡을 수 있기 때문에 연구를 시작했고 추가적으로 확인해야 할 부분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생물성 연소를 줄이면 미세먼지 저감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는 이미 나온 바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달 전북권 대기환경연구소 대기오염물질 측정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영농부산물을 불법적으로 소각하지 않도록 단속한 기간의 미세먼지 농도 변화 추이를 분석한 결과, 저감 효과가 있는 걸로 나타났다.
산림에서 배출되는 자연적 휘발성유기화합물은 자연 생태계에서 많이 배출되는 물질로 연간 배출량이 인위적 배출량보다 약 10배 많다.
또한 대기 중 광화학반응을 통해 오존을 생성해 오존농도를 높이는 반응성도 인위적 휘발성유기화합물(AVOCs)보다 높다. 하지만 산림지역은 오존 농도만 짙을 뿐 질소산화물 등 환경오염물질 총량은 도심보다 훨씬 적다.
◆유입 바람 92%는 중국 동북·산둥발 = 제3차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기간(작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중 춘천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았을 때 춘천에는 주로 중국 동북지역과 허베이·산둥지역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유입된 것으로 분석됐다.
3차 계절관리제 기간 춘천 초미세먼지가 고농도일 때 중국 동북지역과 허베이·산둥지역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춘천에 유입되는 바람의 92%를 차지했다.
특히 베이징과 톈진 등 중국 대도시를 거치는 바람이 춘천에 들어올 때 춘천 초미세먼지 가운데 질산염 비율이 큰 폭으로 높아졌다.
중국 대도시에서 발생한 초미세먼지 전구물질이 우리나라 수도권에서 초미세먼지로 바뀐 뒤 춘천에 유입된 것으로 추정됐다.
대기 중 화학반응으로 미세먼지를 생성하는 전구물질에는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휘발성유기화합물 암모니아 등이 있다. 올해 1월 춘천에 초미세먼지가 짙을 때 유입된 바람의 36%는 북한발이었다.
김대곤 국립환경과학원 대기환경연구과장은 "이번 관측결과는 강원 영서지역에서 초미세먼지 화학성분을 상시 관측한 최초 결과"라며 "계절관리제 등 고농도 초미세먼지 관리 대응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