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아이템 팔고 동전 주워 이웃돕기

2022-12-20 11:21:22 게재

자치구마다 이색기부 눈길

취약계층 초·중생 입학응원

청소년들이 창업 아이템을 판매한 수익금과 독서한 시간만큼 쌀을 모아 이웃을 도와 눈길을 끈다. 금천 종로를 비롯한 서울 자치구에서 연말을 맞아 색다른 기부가 잇따르고 있다.
금천구 청소년 최고경영자 프로젝트에 참여한 아이들이 지난달 열린 장터를 열고 수익금을 또래를 위한 장학금으로 기탁했다. 사진 금천구 제공


20일 금천구에 따르면 '청소년 최고경영자(CEO) 프로젝트'에 참여한 청소년들이 창업 아이템을 판매한 수익금 90만5000원을 금천미래장학회에 기탁했다. 프로젝트는 구에서 아동친화도시 조성 사업 가운데 하나로 2019년부터 진행 중이다. 청소년들이 진로를 개척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동시에 경제관념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과정이다.

올해는 12~19세 학생 22명이 참여했다. 청소년들은 5개 창업 동아리를 구성해 창업체험 역량강화 등 교육을 통해 창업 아이템을 발굴하고 실습을 해왔다. 지난달에는 금천청소년연합마당에서 직접 만든 음료와 장신구 방향제 등을 판매하는 장터를 열었다. 장터는 이달 8일까지 온라인으로도 이어졌다. 장학회에 기탁한 90만여원은 그 수익금이다.

유성훈 금천구청장은 "청소년들이 창업활동에 참여, 자신의 미래를 그려나가는 동시에 또래를 위해 장학금을 보탰다"며 "모든 아이들이 꿈과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종로구 가회동주민센터는 지난 15일 덕성여중 학생들 방문을 받았다. 학생들은 10㎏들이 쌀 58포를 희망온돌 따뜻한 겨울나기 사업에 기부했다. 책을 읽고 도서평가서를 작성하면 한권당 백미 1㎏을 적립해주는 프로그램에 참여해 얻은 성과물이다. 이유선 덕성여중 교장은 "독서를 통해 마음의 양식과 백미를 쌓는 일석이조 활동을 지속해가겠다"고 말했다.

양천구에서는 환경공무관(환경미화 담당 공무직)들이 거리를 청소하며 습득한 동전으로 이웃사랑을 실천했다. 19일 신정동 구청 열린참여실에서 진행된 '환경공무관 사랑의 이웃돕기 상품 전달식'에는 이기재 구청장과 환경공무관 양천지부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지부는 거리를 청소할 때 발견한 동전을 모아 이웃을 위한 물품을 준비해 전달했다. 식용유 480개와 설탕 600㎏ 등 300만원 상당이다. 지난 2015년부터 매년 같은 규모로 기부를 이어오고 있다.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살고 싶은 도시, 살기 좋은 양천의 첫걸음은 쾌적하고 깨끗한 환경을 위해 늘 애써주시는 환경공무관으로부터 시작된다"며 "매년 이웃돕기 활동에 적극 동참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성북구 석관동 주민들은 지난 10월 열린 동네잔치 '의릉문화축제' 수익금을 지역사회에 환원했다. 조선 20대 왕 경종과 계비 선후왕후 무덤인 의릉은 세계문화유산(조선왕릉)이다.

통장협의회를 비롯한 4개 단체가 주축이 됐다. 축제 당시 먹거리 판매에 참여, 수익금으로 103만원 상당 상품권을 구입해 기탁했다. 내년에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진학하는 취약계층 학생들을 응원한다는 취지다.

주민들은 학생들이 원하는 학용품과 책가방 등을 구입할 수 있도록 1인당 10만원씩 상품권과 함께 축하편지를 전했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지역 문화유산을 알리는 축제 수익금을 자발적으로 나눴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취약계층 아동·청소년을 지원할 수 있는 복지자원을 최대한 발굴·연계하겠다"고 전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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