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정권 2년차 가늠할 3대 포인트ㅣ②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권에 적극적인 '친윤' … 반발 거세지는 '범윤·비윤'
친윤 지원 업은 김기현 '상승세' … "친윤, 공천권 염두"
나경원·안철수·유승민 출마 여부 따라 판세 '지각변동'
집권여당 국민의힘은 3월초 윤석열정부 들어 첫 전당대회를 연다. 친윤(친윤석열)은 당헌·당규 개정을 감행하면서까지 당권에 적극적이다. 내년 총선 공천권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읽힌다. 친윤이 당권에 적극성을 띠자, 상대적으로 범윤과 비윤의 반발도 커지는 모습이다. 3월 전당대회가 윤석열정부 출범 2년차를 가늠할 중대 기로로 부각되고 있다.
윤 대통령과 친윤은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쥐겠다는 의지가 강해 보인다. 비윤 이준석 전 대표를 임기 중 축출한 건 당권과 공천권 확보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으로 읽힌다. 이 전 대표를 쫓아내야 새 대표를 뽑고, 새 대표를 통해 총선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과 친윤은 '친윤 대표'를 만들어 공천권을 장악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는 관측이다. 친윤을 집중 공천하고 비윤은 배척할 것이란 시나리오가 나온다. 지난 연말 이뤄진 조직위원장 인선은 이같은 공천의 예고편으로 해석된다. 조직위원장 인선에서 친윤은 대거 발탁됐지만 비윤은 탈락했다.
친윤은 자신들의 당권 구상을 실현해줄 후보로 김기현 의원을 지목하는 분위기다. 윤 대통령은 김 의원과 최근 두차례 만찬회동을 가졌다. 다른 당권주자들은 누리지 못한 기회다. 윤핵관 장제원 의원은 '김장(김기현-장제원)연대'를 앞세우고 있다. 여권 핵심관계자는 2일 "(윤 대통령은) 김 의원에 대한 신뢰가 높다"고 전했다.
김 의원이 '윤심'을 업었다는 관측이 나오자 지지도도 상승세를 타는 흐름이다. 경향신문-메트릭스 조사(2022년 12월 30일∼31일,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결과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나경원 22.7%, 안철수 14.8%, 김기현 11.1%, 유승민 10.6%로 나타났다. 약세로 꼽히던 김 의원이 선두권에 이름을 올린 것. MBC-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 조사(2022년 12월 28일∼29일, 국민의힘 지지층 기준)에서도 나경원 21.4%, 안철수 18.0%, 김기현 12.8%, 유승민 10.4%를 기록했다.
친윤의 지원사격에 힘입어 김 의원이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판세는 결국 범윤인 나경원 저출산고령화위원회 부위원장과 안철수 의원, 비윤인 유승민 전 의원의 출마 여부에 따라 좌우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나 부위원장이 최대 변수로 꼽힌다. 나 부위원장은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안정적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 만약 나 부위원장이 출마를 결행한다면 '친윤 주자'는 심각한 위기에 처할 수 있다. 친윤에서 나 부위원장 출마를 만류하기 위한 '카드'를 고심한다는 관측이 나오는 대목이다. 나 부위원장을 비롯해 잠재후보군이 전부 출마한다면 '친윤 주자'는 2명으로 압축되는 결선에 오르지 못하는 참사를 맞을 수도 있다는 우려다.
나 부위원장과 유 전 의원이 막판에 불출마로 돌아선다면 판세는 새로운 국면을 맞을 수 있다. 물론 이 경우에도 '친윤 주자'의 승리를 장담하기는 쉽지 않다. 비윤 성향 표가 특정주자에게 쏠리면 판세가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친윤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세 대결을 주도하면서 전당대회 뒤 부작용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진다. 전당대회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친윤과 범윤, 비윤 사이에 감정의 골이 깊어지면서 계파대결로 번질 것이란 우려다. 특히 계파대결이 내년 총선 공천을 둘러싼 신경전으로 확전되면 분열로 치달을 수도 있다는 걱정이다. 비윤 의원은 지난 1일 "친윤이 '친윤 대표'를 앞세워 자기들 마음대로 공천을 하겠다고 나서면 총선을 앞두고 정계개편이 촉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