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가 조성 중인 명지국제신도시2단계 공사현장에서 석유계총탄화수소(TPH)가 기준치의 최대 80배가 넘는 토양오염이 확인됐다.

부산 강서구는 5일 명지국제신도시2단계 부지 8개 지점에서 토양오염 우려기준을 초과하는 오염이 확인돼 LH에 정밀조사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강서구에 따르면 토양오염 가운데 석유계총탄화수소(TPH)가 최대 4만2450mg/kg나 발견됐다. 공원이나 주거지역에 적용되는 '1지역' 토양오염 우려기준 500mg/kg의 85배에 달하는 수치다. 중금속인 구리는 최대 1만1574mg/kg이 검출돼 기준치의 77배를 넘었다. 아연은 기준치의 16배를 넘었고 발암물질인 6가크롬은 5배를 초과했다. 납, 비소 등도 기준치를 넘은 수치가 나왔다.

강서구는 LH에게 6월까지 토양정밀조사를 실시하라고 지시했다. 강서구 관계자는 "환경단체에서 오염개연성이 높다고 조사를 요구했고, LH도 응해서 진행하게 된 것"이라며 "실제로 오염이 확인돼 정밀조사 후 정화조치도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명지국제신도시2단계에 대한 이번 조사는 환경단체와 토양오염 우려지점 9곳을 찍어 확인한 결과다. 1곳에서만 기준치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고 나머지 8곳에서는 무더기로 오염이 확인됐다.

이에 앞서 지난해에도 명지국제신도시2단계 공사현장에서 토양오염이 확인됐고 5곳에 대해 토양정밀조사가 진행됐다. 당시에도 TPH와 1급발암물질인 페놀이 기준치의 10배 가까이 나왔고 호흡곤란을 일으키는 크실렌은 기준치의 195배 가까이 나와 정밀조사가 진행됐다. 아연, 톨루엔, 에틸벤젠, 불소 등도 기준치를 넘어섰다. 정밀조사 결과 3곳에 대해 토양정화명령이 내려졌다. 조사대상 면적 7000㎡에서 10분의1 가량인 640㎡의 토양이 오염된 것으로 나왔다.

명지국제신도시2단계 구간은 약 192만㎡(58만평)에 달한다. 과거 이곳은 대파밭과 비닐하우스, 고물상 및 소규모 공장들이 즐비했던 곳이다. LH는 지장물 철거없이 보상을 먼저 진행했고 기반공사를 진행하다 토양오염 사실을 뒤늦게 확인했다.

LH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지장물은 사업시행자가 수용해서 철거하면서 기반을 조성한다"며 "토양정화에 들어가는 비용은 원래 토지소유주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