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출석 앞둔 이재명 전북행 … '여론 병풍' 기대

2023-01-26 11:20:35 게재

26~27일 정읍 전주 익산 군산에서 민생 행보

강성 친명계와 오찬 … 지지층 엄호 해석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6일 전북 주요 도시를 찾아 정책간담회·국민보고회·현장최고위원회 등 민생행보에 들어간다. 오전에는 난방비를 주제로 민주당 지방정부·의회 긴급대책회의도 주재했다. 25일에는 당내 강성 친명계로 분류되는 '처럼회' 의원들과 오찬간담회를 가졌다. 검찰의 '야당 탄압'에 민주당이 좀더 강하게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고 한다. 이같은 이 대표의 잇단 행보를 두고 28일 검찰 출석을 앞두고 지지층 결집을 통한 엄호 여론전에 돌입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혼자 검찰에 출석하겠다고 선언한 이 대표가 '여론 병풍'으로 사법리스크에 대응하겠다는 포석으로 읽힌다.

26일 민주당 등에 따르면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전북을 방문해 지역 민생 과제를 점검한다.
난방비 폭탄 긴급대책회의 발언하는 이재명 대표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난방비 폭탄 민주당 지방정부·의회 긴급 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백승렬 기자


이 대표는 전북 정읍의 한우 축산 농가와 가축시장을 방문할 예정이다. 정읍시 농업기술센터를 찾아 축산농민과 정책간담회를 연다. 이날 저녁에는 전주로 이동해 '국민보고회' 행사에서 지역 당원, 시민들과 만난다. 이튿날인 27일에는 전북 익산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당일 오후 군산 공설시장을 둘러볼 계획이다. 전북은 민주당 권리당원만 15만명(2022년 8월 기준)이 넘는 곳으로 서울·경기·전남(광주)와 더불어 민주당 핵심 지지 지역으로 꼽히는 곳이다.

이 대표는 그간 충청권을 시작으로 지역을 돌며 민생과제를 점검하고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높여왔다. 이번 전북방문은 검찰 출석 직전에 핵심지지 권역을 찾는다는 점에서 주목을 샀다. 이 대표는 지난 10일 성남FC 후원금 의혹사건과 관련한 검찰 조사 후에는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에서 국민보고회를 열었다.

이후 이 대표는 △고금리 개인신용대출 대환대출 지원 △코로나 부채 이자 감면 프로그램 △한계차주 저금리 전환대출 △매입임대 대폭확대 △핀셋 물가 지원금 등 '긴급 민생프로젝트'를 강조하며 민생행보에 주력해 왔다. 이번 전북방문에서도 민생이 어려움에 처한 상황에서 윤석열정권이 민생안정 대책보다는 야당탄압·정적제거에만 집중한다는 '대여권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핵심 지지 권역에서 정부여당에 대한 견제와 민주당 주도권을 노리는 행보로 풀이된다. 특히 오는 4월 전북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지역정가에선 민주당 무공천에 이어 지역정치를 주도해 온 민주당에 대한 민심이반이 현실화 되는 것을 우려한 사전조치로 보는 이들이 적잖다.

일각에선 사법리스트에 대한 대응과 당의 민생행보를 대비시켜 상승작용을 기대하는 포석으로 해석한다. 이 대표는 28일 대장동 개발사업 비리 의혹 등과 관련한 검찰 수사에 소속 의원 동행 없이 출석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임오경 대변인은 25일 이 대표가 주재한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혼자 검찰에 출석하겠다는) 대표의 결정은 확고했다"며 "최고위원들에게도 이를 전했다"고 말했다. 26일에는 당내 강경 친명계 의원모임으로 분류되는 '처럼회' 소속 의원들과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처럼회 소속 의원들은 이 대표에게 '검찰로부터 심한 탄압을 받는 상황에서 당이 조금 더 강하게 나가야 한다'는 민심을 전했다고 배석한 민병덕 의원이 전했다.

이 대표 자신은 당당하게 검찰 수사에 응하는 모습으로 '사법 리스크'에 대응하고, 당은 결집력을 높여 민생 행보와 야당 탄압에 맞서는 모양새를 갖추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지지층의 엄호와 지지로 사법리스크가 확대·재생산 되는 것을 극복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이 대표가 당당하게 대응하는 것과 (당이) 정권의 정치보복과 검찰의 야당 탄압에 적극 대처하는 것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면서 "검찰독재를 방관해서는 안된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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