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일자리 활용 '어르신 돌봄' 공백 해소

2023-02-08 00:00:01 게재

부천시 '365일 주·야간 돌봄플러그'

첨단기기·사례관리·노인일자리 결합

관리사무소·시니어클럽·복지관 맞손

"어르신 밤 새 아픈 데는 없으셨나요?"
7일 오후 부천시 중동 한라주공1단지 관리사무소에서 시니어 요원과 관리소 직원이 돌봄플러그 시스템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곽태영 기자


7일 오전 11시 30분 경기도 부천시 중동 한라주공1단지 아파트 관리사무소. 부천시니어클럽에 소속된 서 모(68)씨는 2월 1일부터 이곳으로 출근하기 시작했다. 서씨는 평일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 이 아파트에 사는 73명의 홀몸노인 장애인 등 취약계층의 안부를 확인하는 일을 한다. 이 아파트 관리소 지하 1층에 마련된 사무실에서 스마트폰과 PC를 통해 관리대상자의 가구에 설치된 '돌봄플러그'에서 감지된 신호를 모니터링한다. 돌봄플러그는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 가전제품 등의 전력사용량과 집안의 조도변화를 분석해 일정 시간 변화가 없을 경우 위험신호를 관리자에게 자동 전송한다.

부천시는 지난달 26일 영구임대아파트 4곳(중동덕유 중동한라 부천춘의 옥길) 관리사무소와 종합사회복지관, 부천시니어클럽 등 10개 기관과 '365일 주야간 돌봄플러그 운영시스템 구축' 업무협약을 맺었다. 지난 2020년부터 돌봄플러그를 활용한 지역사회 통합돌봄서비스를 시작했지만 맡고 있는 업무가 많은 복지관과 아파트관리소 직원들이 모니터링까지 담당하기가 쉽지 않았다. 야간이나 연휴기간 등에 돌봄 공백이 발생, 위험신호 접수 시 즉각적인 대응이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이에 부천시는 노인일자리를 활용, 8명을 채용해 임대단지 4곳에 2명씩 배치해 주간 모니터링 업무를 맡도록 했다. 인력을 지원받은 관리사무소가 운영 전담기관으로 지정돼 365일 24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해졌다. 야간과 주말엔 관리사무소가 모니터링을 한다. 이들 임대단지 4곳의 관리대상자는 모두 284명이다. 위험신호가 접수되면 모니터요원이 대상자에게 전화를 걸어 안전을 확인하고 연락이 안될 경우 관리소 직원과 함께 가정을 방문해 대응한다. 복지관은 대상자의 돌봄요구를 파악해 식사 진료 등 필요한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사례관리를 맡는다.

서씨는 "어제는 모니터에 119동 심 모씨 댁에서 관심단계 신호가 접수돼 수차례 전화를 걸어도 연결이 안 돼 관리소 부소장님과 직접 집을 방문했더니 돌봄플러그가 옷에 가려져 조도 등을 감지하지 못한 상태였다"며 "돌봄플러그를 다른 곳에 설치해드리고 비상연락처도 추가로 받아와 정보를 수정했다"고 전했다. 서씨는 "심각단계 알림이 떠서 전화를 했더니 병원에 입원한 사례 등 다양한 일을 접하는데 같은 노인이라서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것 같다"며 "용돈벌이도 되지만 경제적인 것보다 내가 할 일이 있다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김은철 한라주공1단지 관리사무소 부소장은 "기존에는 복지관이 주간 모니터링을 담당했는데 정규 근무시간이라 어려움이 많았고 관리소도 별도 예산이 없어 관리에 한계가 있었다"며 "각 기관들의 강점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돌봄 안전망을 강화하고 노인 일자리도 만드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조용익 부천시장은 "홀로 사는 어르신이 매년 증가하고 있고 코로나19 여파로 대면 관계가 약화된 상황에서 사회적 고립 및 돌봄 사각지대 해소에 365일 주야간 돌봄플러그 시스템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민관이 협력해 지역주민을 위한 복지 안전공동체 조성에 힘써나가겠다"고 말했다.

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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