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정제영 이화여대 미래교육연구소장

"에듀테크 기술 학교교육 본질에 더 많은 관심 보여"

2023-04-05 11:22:06 게재

학습 성과 관리와 학생 웰빙도 관리

정제영 이화여대 미래교육연구소장은 대학에서는 학교폭력 예방, 교육격차를 줄이기 위한 인공지능(AI) 활용 교육, 디지털 융합 인재 양성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최근 '챗GPT 교육혁명'을 출판해 교육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달 30일 영국 런던 엑셀(ExCel) 박람회장에서 만나 세계 에듀테크 동향에 대해 들었다.

세계 최대 에듀테크 포럼 'Bett UK 2023'에 참가한 정제영 교수 일행(왼쪽부터 정제영 이화여대 교수, 캔바(Canva) 직원, 박주형 경인교대 교수, 김진숙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수석연구위원) 사진 정제영 교수 제공


■이번 벳쇼의 특징에 대해 설명해달라.

Bett는 교육 기술 분야에서의 혁신과 발전을 촉진하고 교육 현장에 대한 이해도와 인식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수행한다. 또한 교육 기술 분야의 경향과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코로나19로 인해 한동안 주춤했던 참여율도 올해를 기점으로 반등하는 모양새다. 참가 업체들의 특징은?

올해 개최된 Bett 2023에는 123개 국가에서 600개 이상의 에듀테크 기업이 전시에 참여했다. 3만명 이상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기업과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특히 올해는 교육부를 비롯해 교육청에서도 대표단을 파견해 에듀테크 동향을 파악하고 정책적 시사점에 대해 조사한 것도 의미 있다.

■혁신적인 기술들을 전시장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국내 에듀테크 기업들의 시스템이나 제품들도 매우 우수해 많은 해외 바이어들과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고 있다.

관심 있게 보았던 해외 시스템, 특히 우리나라에 꼭 필요한 것으로 느꼈던 시스템들은 캔바(CANVA), 카이트(KAiT), 아보(Arbor), 아이리스(IRIS), 센추리(CENTURY), 러닝바이퀘스천(Learning by question), 클래스링크(ClassLink) 등 해외 에듀테크 기업 제품들이다.

■최근 학교폭력 이슈와 관련해 눈에 띄는 기술도 볼 수 있었다.

초중등학교에서 활용되는 에듀테크 기술들은 학교교육의 본질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보이는 것 같다. 크게 두 가지 측면으로 나누어볼 수 있는데 '학습 성과'의 측면과 함께 '학생의 웰빙'에 대한 학교의 관리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학습 성과관리의 측면에서는 학생 개인의 학업 성취 수준에 대해 데이터를 관리하고 부족한 부분에 대해 지원하려는 모습이 매우 특징적이었다.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맞춤형 진단을 하는 경우도 있고 교사가 관리해 과제를 부여하는 형태도 있었다.

학생의 웰빙 측면에서는 학생들의 학교생활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다양한 관점에서 데이터를 관리해주는 것이 눈에 띄었다. 초등학교에서는 학생 개인의 다양한 부적응 행동에 대해서도 기록하고 피드백을 해주는 시스템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학생의 개인정보 보호에 묶여 학교의 역할이 제한되고 있는데 이러한 규제를 해결하는 것이 시급하다. 학교폭력과 학업중단이 이슈가 되고 있는 우리나라에 시사점이 큰 것 같다.

■개막식에 질리언 키건 영국 교육부 장관이 참석해 축사를 진행하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영국 교육 시스템에서 배울 점은?

2019년 4월에 영국 학교교육에서 에듀테크를 활성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교육 분야에서 기술 잠재력 실현하기'를 발표했다. 영국 정부는 규제 완화와 재정투입, 테스트베드 마련, 인프라 구축 지원방안 마련 등 촉매제의 역할을 자처하고, 구체적인 실행은 학교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는 내용이다.

학교교육에서 정부의 역할을 규정하고 그 이외의 모든 것을 학교가 자율적으로 운영하도록 하는 방식의 전환이라고 할 수 있다. 학교에서 할 수 있는 자율권을 규정하고 나머지는 교육부와 교육청이 결정하는 우리 방식과 매우 대조적이다.

학교의 자율성을 보장함으로써 교육의 성과에 대한 책임도 함께 부여하고 있다는 점이 매우 의미 있다. 교육의 성과를 학업성취도 뿐만 아니라 학생의 웰빙에도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는 점도 우리나라 교육에 주는 시사점이 크다.

런던 = 김기수 기자 k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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