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돋보기 졸보기 | 세계는 이커머스 지각변동

중국 이커머스 성장 … 국내 큐텐 몸집 불리기

2023-04-25 11:50:57 게재

올해 세계 이커머스 앱 다운로드 수 65억 전망, 쉬인 테무 등 성장세 … 큐텐, 위메프 인수 4강 진입

세계 이커머스 사업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아마존 등 기존 강자들 사이에서 중국계 이커머스 업체 성장이 빠르다. 국내에서는 큐텐이 인수합병을 통해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글로벌 모바일시장 데이터 분석 기업 센서타워(Sensor Tower)는 전세계 모바일 이커머스 앱시장과 변화추세를 분석한 '2023년 모바일 이커머스 앱 시장 인사이트'를 24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전 세계 모바일 이커머스 앱 다운로드 수는 2021년보다 7.1% 성장한 59억건으로, 이 가운데 65%는 구글 플레이(Google Play)에서 다운로드됐다. 전세계 모바일 이커머스 앱 다운로드 수는 꾸준히 증가해 2023년에는 65억건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러시아 튀르키예 유럽 등 유럽시장 모바일 이커머스 앱 다운로드는 계속 증가했다. 팬데믹 영향으로 2020년 유럽 모바일 이커머스 앱 다운로드는 전년대비 27% 성장한 13억건에 달했다. 2022년에는 14억건을 넘어섰다.

특히 모바일 이커머스 앱은 인도 시장에서 가파르게 성장했다. 2021년 인도 다운로드 수는 전년보다 38% 증가한 10억건에 달하는 놀라운 성장을 보였다. 2022년에도 전년대비 35% 증가하며 다운로드 수는 13억4000만건에 이르렀다.


2022년 국내시장에서 모바일 이커머스 앱 다운로드 순위을 살펴보면 쿠팡이 1위에 올랐다. 무신사 크림 오늘의 집 마켓컬리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센서타워는 일본 모바일 이커머스 앱 순위 1위에 오른 쉬인(SHEIN)과 미국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테무(Temu)와 같이 중국 이커머스 앱 성과에 특히 주목했다.

2014년 3월 출시된 쉬인 전세계 다운로드 수는 약 6억건을 넘어섰다. 전 세계 활성 사용자 수는 2018년부터 지속 증가해 2022년 월평균 활성 사용자 수가 1억명을 돌파했다. 이와 동시에 쉬인 사용자 일 평균 사용시간은 H&M 자라(ZARA) 아소스(ASOS) 유니클로(UNIQLO) 등 경쟁사를 앞서며 패스트패션 이커머스 앱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테무 저가공세로 미국 점령 = 2022년 퓐둬둬(Pinduduo)가 출시한 테무는 전세계적으로 올 1분기 다운로드 수가 약 2000만건을 넘어 누적 3300만건에 달해 인기를 증명했다. 특히 미국 슈퍼볼 개막식에 '억만장자처럼 쇼핑하기'와 '최대 90% 할인'과 같은 저렴한 가격을 강조하는 광고를 노출시키며 미국시장을 빠르게 개척했다.

테무는 미국시장 내 다운로드 수가 빠르게 늘어나 2022년 11월 초에는 아마존 쇼핑과 쉬인을 제치고 아이폰 다운로드 순위 1위에 올랐다.

3월말 현재 쉬인과 테무는 월간 활성 이용자(MAU)가 각각 2300만명, 1700만명으로 집계됐다.

테무가 초저가 상품 공급이 가능한 것은 중국 현지 물류망을 활용해 미국에 직접 상품을 배송하기 때문이다. 중간 유통단계를 줄여 가격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아마존 절반 이하 가격이 핵심이다. 이커머스 전문가들은 테무가 빅테크 아마존을 위협하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최근 테무는 미국을 넘어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네덜란드, 스페인, 영국 등 유럽 6개국에 입성하며 세계 총 10개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커머스 관계자는 "테무는 광범위한 저가 상품을 갖추고 있으며 그 중 일부는 1달러(약 1300원) 미만"이라며 "전세계 소비자가 고물가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저가의 다양한 상품으로 승부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테무는 지난해 3조9000억원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매출이 4조원을 넘을 전망이다.

◆큐텐 몸집 불리기 = 국내에서도 이커머스업계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쿠팡 티몬과 함께 1세대 이커머스 기업으로 꼽히던 위메프가 최근 큐텐에 인수됐다. 큐텐은 인터파크 커머스 부문에 이어 위메프까지 인수하면서 점유율 기준으로 쿠팡 네이버 신세계그룹에 이어 4위권으로 진입했다. 위메프는 코로나19를 거치면서도 다른 이커머스와 달리 매출 폭을 키우지 못하고 실적이 줄었다. 위메프를 인수한 큐텐은 지마켓 창업자인 구영배(사진) 대표가 2010년 싱가포르에 설립한 동남아시아 기반 이커머스 기업이다.

큐텐은 지난해 티몬도 인수했다. 티몬 인수 이후 4분기 거래액만 전년동기대비 60% 늘리며 성공적으로 국내 이커머스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 1분기 거래액도 전년동기대비 70% 가까이 성장했다. 큐텐은 티몬 성공 방정식을 위메프에도 적용해 '글로벌 이커머스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구영배 대표는 국내 1세대 이커머스 창시자다. 국내 1세대 이커머스 인터파크 창립멤버이기도 하고 오픈마켓을 국내 최초로 도입, 지마켓을 만들어 국내 1위 이커머스 기업으로 성장시킨 장본인이다. 이후 지마켓을 이베이에 매각하고 큐텐을 키워왔다.

큐텐은 티몬 위메프 인터파크 커머스와 함께 글로벌 배송망을 활용, 해외에 직접 판매하는 '역직구·직구' 플랫폼으로서 발돋움할 전망이다. 국내 판매자들이 쉽게 해외로 진출하고, 해외 좋은 물건을 국내로 쉽게 들여오겠다는 전략이다. 큐텐은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중국 등 5개국에서 현지화된 이커머스 플랫폼 7개를 운영하고 있다. 또 큐텐 물류 계열사 큐익스프레스도 전 세계 11개국 19개 지역에서 물류망을 운영 중이다.

큐텐 물류 역량은 티몬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 티몬은 지난해 11월부터 직구 전문관을 개설하고 큐텐 인기 직구 상품들을 선별해 제공하고 있다. 티몬 직구 상품은 올해 1월 기준 전년대비 구매건수는 35%, 구매고객 수는 34% 증가했다.

이커머스업계 한 전문가는 "큐텐이라는 한울타리에서 여러 플랫폼이 함께 작동하기 때문에 판매자들도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자사의 상품을 더 많은 채널에 노출할 수 있어 성장세가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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