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춘선숲길 '젊음의 거리'로 탈바꿈
노원구 '수제맥주축제'
지역상권 활성화 연계
지난 2일 오후 6시 즈음 서울 노원구 공릉동 화랑대 철도공원 입구 풍경이다. 지하철 6호선 화랑대역에서는 가벼운 옷차림을 한 청년들이 줄을 서서 빠져나오고 있었고 유모차를 끈 가족과 노년층까지 철도공원으로 몰려들었다. 노원구가 올해 처음 준비한 수제맥주축제 현장이다.
5일 노원구에 따르면 경춘선숲길이 젊음의 거리로 다시 태어났다. 경춘선숲길을 품은 화랑대 철도공원에서 지난 2일과 3일 개최한 '수제맥주축제'가 계기가 됐다. 지역 명소에 문화를 결합해 젊고 감각적인 잔치를 열고 상권 활성화까지 꾀했다.
노원수제맥주협동조합을 포함해 전국 18개 양조장(브루어리)에서 참여해 수제맥주 150종을 선보였다. 지역 양조장들이 협력해 대표 맥주(NBF)까지 만들었다. 구는 해마다 축제를 대표할 맥주를 제조해 주민들과 공유한다는 구상이다. 맥주 유래와 공정과정 설명, 각 제품과 어울리는 음식 추천이 더해져 맛과 풍미를 더했다.
먹거리는 지역 상권에서 준비했다. 공릉동 도깨비시장과 상계중앙시장 등 지역 상인들이 개발한 음식 판매대에 길게 늘어선 줄로 방문객 호응을 감지할 수 있었다. 지역 상권 참여도도 높았다. 수공예품 디저트 등 전시·판매대를 30곳 마련했는데 120곳이 응모, 4대 1 경쟁률을 보였다.
맥주와 음식을 구입한 방문객들은 철도공원 곳곳에 흩어져 음악을 들으며 자유롭게 축제를 즐겼다. 나무쉼터 돗자리쉼터 등을 조성했고 중앙 무대 앞에는 파라솔과 차광막을 설치했다. 구는 이틀간 10만명 이상이 다녀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젊은 축제라는 목표에 대학생들도 뜻을 모았다. 7개 대학 총학생회에서 축제준비위원회에 합류해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가수와 음악, 축제 방식에 대한 의견을 냈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수제맥주축제를 준비하면서 몰랐던 가수도 여럿 알게 됐다"며 "대구와 부산, 경기 오산과 인천 송도 맥주축제를 벤치마킹해 볼거리 먹거리 살거리를 기본으로 즐길거리를 더했다"고 설명했다.
개인 용기를 준비하면 금액 할인이나 용량 추가 혜택을 주었고 각 매장에서는 다회용품을 권장했다. 빗물로 만든 '하늘물 맥주'가 선보였고 원료가 되는 새싹보리 심기 행사도 열었다. 안전요원들이 행사장 관리를 겸해 다회용기를 수합해 세척, 다시 사용하도록 했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기획단계부터 지역 업체와 대학생들이 협업해 오랫동안 준비했기에 더욱 의미가 있다"며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상표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매년 발전시켜 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