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끝나자 텅텅비는 수도권 물류창고

2023-06-13 12:00:49 게재

수요폭증에 올해 200만평 공급, 시장 과잉

1분기 수도권 공실률 6.4%, 연말 10% 예상

PF 부실 우려, 대형 풀필먼트는 인기 유지

1분기 수도권 상온 물류창고 공실률이 6.4%를 기록했다. 2분기에는 역대 최대 물량의 물류창고가 공급돼 올해 공실률은 10%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수도권 물류창고가 공급 과잉으로 공실률이 증가하고 있다. 내년부터 공급량이 감소하면 물류창고는 수급균형이 맞을 것으로 예측된다. 수도권에서는 대형 풀필먼트에 대한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풀필먼트 물류창고인 경기 광주 CJ대한통운 곤지암메가허브터미널. 사진 CJ대한통운 제공


13일 물류업계에 따르면 1분기 수도권 물류창고가 44만평 공급됐고 2분기에는 70만평이 공급된다. 2021년까지 연평균 공급량은 62만평이었지만 지난해 100만평을 넘어섰고, 올해는 200만평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류업계는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 올해 신규사업은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진행 중인 물류창고 사업도 중단 위기다. 물류업계 등에 따르면 허가를 받은 수도권 물류창고 3곳이 취소될 것으로 알려졌다.

물류창고는 2019년 이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국경 봉쇄와 무역 중단이 장기화하자 국내 물류 장기보관 수요가 급증하면서 시장이 팽창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해상물류가 정상가동되면서 국내에 화물을 장기 보관할 필요가 없어지자 일반 물류창고 수요는 다시 감소했다.

물류창고를 공급하는 한 시행사 임원은 "와인이나 음료, 의류까지 일반 상온물류창고에서 보관하지 않고 온도와 습도까지 맞춘 특수 물류창고를 선호하고 있다"며 "특히 물류사업자가 경부선 라인을 선호하면서 여주·이천쪽 물류창고 공실률은 더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부실 물류창고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도 중단되고 있다. 경기 이천에서는 한 물류창고 시행사가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공사를 중단한 사례도 나타났다. 공사비 증가로 사업비가 늘어난 사업장에서 PF 부실 우려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물류창고 평균 공사비는 평당 350만~400만원이었지만 최근 500만원선까지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하반기부터는 대형 물류창고를 중심으로 PF가 회복될 것으로 예측된다. 최근 우량 물류창고 선순위 대출금리는 6%에 형성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하반기 8~9%에 육박했던 대출 금리를 고려하면 크게 개선된 수준이다.

물류업계에서는 내년부터 물류창고 공급량이 감소해 2026년에는 수급 균형이 맞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싱가포르의 GIC와 캐피탈랜드는 PF 대출없이 경남 양산에 5만평 규모 물류창고 개발을 시작했다. GIC가 1000억원을 전액 납부하며 2월 착공했다. 공사비는 2000억원으로 상온과 저온 평당 임대료를 각각 3만8000원, 6만6000원으로 가정하면 준공 후 가치가 5000억원으로 추정된다.

특히 쿠팡과 네이버 등 온라인쇼핑시장이 성장하면서 4자물류로 대표되는 풀필먼트(주문에 맞춰 물류센터에서 제품을 선택 포장 배송까지 하는 곳) 형태의 대형 물류창고 수요도 확대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1조원 증가할 때마다 3만5000평의 물류창고가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1분기 공급된 FAEMS 평택캠프, JW제약 화성물류센터 등은 임차인이 각각 컬리 무신사 CJ대한통운 등이었다. CJ대한통운은 최근 확대하는 풀필먼트 센터로 용인 북리 물류센터 일부를 임차했다.

이경자 삼성증권 대체투자팀장은 "이커머스, 특히 풀필먼트는 대체로 자산 개발 단계부터 임대차 계약을 맺기 시작하므로 올해부터 공급될 대형 물류센터는 준공과 함께 빠르게 안정화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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