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부터 80대까지 "1년간 행복했어요"
강남구청장·주민 민선8기 1주년 데이트
'특별한 공무원' 만나고 7월엔 현장소통
지난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강남취·창업허브센터 1층 라운지. 조성명 강남구청장과 주민 11명이 자리를 함께했다. 초등학생부터 센터 입주기업 대표 청년, 다둥이 엄마와 80대 제과명장까지 구와 끈끈한 연을 맺은 이들이다. 민선 8기 1주년을 맞아 구 대표 사업과 정책을 공유하고 보완점을 듣기 위해 마련한 '행복한 데이트'다.
데이트에 초대받은 이들은 곧 강남구 역점사업 수혜자들이다. 박근범·김채영 대표는 지난해 10월 창업가 거리에 문을 연 취·창업허브센터 입주자다. 센터는 제각각 흩어져있던 청년 취·창업 지원기관을 한곳에 모은 거점공간이다. 4인실 기준 임대료가 보증금 없이 월 10만원으로 저렴한데다 협업사무실 이용을 비롯해 맞춤형 멘토링, 투자유치 지원 등을 받을 수 있다.
임영찬(자곡초 6학년)·임율리(대도초 5학년) 학생은 지난해 9월 개관한 미래인재교육원에서 과학교육 과정을 수강했다. 화성탐사를 주제로 꾸민 교육원에서 아이들은 도시건설 생태계연구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면서 자연스럽게 과학기술을 익힌다. 올해는 전문가 자문단과 함께 강남 맞춤형 프로그램을 개발, 다양하고 흥미로운 4차 산업혁명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 3월 넷째를 출산한 노형민(32)씨는 파격적으로 늘어난 출산양육지원금을 받았다. 구는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24위인 출생률을 높이기 위해 첫째와 둘째에 각각 30만원과 100만원을 주던 지원금을 200만원씩으로 올렸고 셋째와 넷째 이상에는 각각 300만원과 500만원을 준다. 구는 특히 지난해부터 정부에서 출생아 모두에게 200만원 상당 첫만남 이용권을 지급하면서 18개 자치구가 출산양육지원금을 중단한 상황에서 지원금을 인상한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동시에 산후건강관리비 소득 제한을 없애고 금액도 신생아 한명당 3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인상했다.
1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한 계층 주민들은 놀이처럼 자기소개를 하며 자신과 이웃이 혜택을 본 구 사업과 정책을 공유했다. 주민들은 다자녀 부모와 구청장의 만남, 노년층을 위한 디지털 교육 확대, 지역 내 11명 명장을 소개하는 '명장의 길' 조성 등을 제안했다. "행정과 협업해 강남이 키운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청년들 요청에 "다음 분기에도 과학 프로그램을 수강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느냐"는 애교 섞인 '청탁'도 나왔다.
참가자들은 무엇보다 "지난 1년간 강남구 주민으로 살면서 행복했다"고 입을 모았다. 일원평생학습센터 시니어모델 강사 육정숙(55)씨는 "강남구가 다양한 분야에서 각계각층 주민들을 위한 사업을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며 "다음에는 이웃에게 필요한 제안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명 구청장은 이날 오전 '특별한 업무를 하는 공무원'과 함께 현장을 담은 영상을 시청하며 소통했다. 이른바 '특공데(특별한 공무원과의 데이트)'다. 취약계층 방문간호사, 아동청소년 임상심리사, CCTV 관제요원, 특별사법경찰 등 9명이 자리를 함께했다. 다음달 3일에는 방역과 교통안전지도, 유치원 배식, 빗물받이 청소, 취약지구 순찰을 하며 각 현장에서 주민과 소통한다.
조성명 강남구청장은 "지난 1년간 정책에 대한 솔직담백한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며 "경청 행정을 바탕으로 주민들이 꿈과 미래를 실현할 수 있는 강남구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