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음식 값 고공행진 멈추지 않는다

2023-06-19 11:41:49 게재

냉면 한그릇 1만6000원 … 5년간 29.5% 올라

원자재가격 급등 전기료·인건비 상승 겹쳐

외식물가 고공행진이 멈추지 않고 있다. 1만원 미만 외식메뉴는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김밥 자장면도 5년간 평균 가격이 40%이상 올랐다.

19일 한국소비자원 참가격과 한국물가정보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구의 한 유명 평양냉면집은 100% 메밀로만 만든 냉면 가격을 지난해 1만4000원에서 올해 1만5000원으로 1000원 올렸다.

코로나 이전인 2018년 이 식당의 같은 메뉴 가격이 1만2000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5년만에 25%가 뛰었다.

서울 강서구 함흥냉면 맛집도 냉면 1그릇 가격이 지난해 1만2000원에서 올해 1만3000원으로 올랐다.

미쉐린가이드에 이름을 올린 서울 중구 평양냉면 맛집은 1그릇에 1만6000원을 받고 있다.

서울 10개 지역의 음식점 10곳의 대표적인 냉면 가격을 조사한 결과, 냉면값은 지난해보다는 7%, 2018년보다는 29.5%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이들 식당의 냉면 평균 가격은 8300원 수준이었지만, 2021년 9150원, 2022년 1만50원으로 가파르게 올랐고 올해는 1만750원을 기록했다.

이러한 외식 물가 상승 추세는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곡물 가격 불안정에 전기료·인건비 상승 등의 악재가 겹친 탓이다.

올해 국산 메밀 1㎏ 가격은 1만원 선으로 지난해보다 53.8%나 상승했다.

국산 메밀 가격은 2018년 이후 줄곧 6500원대를 유지했는데, 지난해 말 급격히 올랐고 대체제인 수입 메밀 가격도 평년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원자재가 상승 여파는 여름 간식 아이스크림 가격에도 영향을 줬다. 한국물가정보에 따르면 롯데웰푸드와 빙그레, 해태아이스크림 등 주요 3사에서 생산하는 아이스크림의 소매점 가격은 지난해보다 100∼200원씩 인상됐다. 설탕 1㎏의 가격은 2018년보다 21.5%, 우유 1ℓ의 가격은 14.7% 뛰었다. 이동훈 한국물가정보 선임연구원은 "국제 설탕 가격이 12년만에 역대 최고치를기록한 가운데 올여름 '슈퍼 엘리뇨'가 발생할 수 있다는 예보도 있어 주요 원당 생산국의 생산량이 더욱 감소할 수 있다"며 "각종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하반기에도 먹거리 물가가 또다시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물가 지수는 117.43(2020년=100)으로 전월(117.15)보다 0.2% 상승했다. 2020년 12월 이후 30개월 연속오름세다.

지난해 5월과 비교하면 6.9% 오른 것으로, 전체 소비자 물가상승률(3.3%)을 훌쩍 뛰어넘었다. 이 때문에 외식 물가는 전체 물가상승률을 0.9%포인트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외식 물가 상승률이 전체 물가상승률을 웃도는 현상은 2021년 6월 이후 지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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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용 · 기자 연합뉴스 sy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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