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사업 틀 바꿔 산업·도시기반 마련
동작구 '미래도시 정비정책' 논의 … 기부채납으로 공공산업시설 확보
서울 동작구가 민선 8기 들어 노량진역 일대 등 낙후된 지역 개발에 힘을 쏟고 있는 가운데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산업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정비사업 틀거리를 바꿔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동작구는 29일 노량진동 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미래도시 정책정비 세미나'에서 다양한 전문가들이 공공의 역할과 민간부문 참여 확대방안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동작의 미래를 보다'를 큰 주제로 머리를 맞댄 토론회였다.
김진수 건국대 도시및지역계획학과 교수는 25곳에서 크고작은 정비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지금이 미래도시를 위한 기반시설을 확충할 적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도시정비 기반시설 확충을 위한 공공부문의 선제적 역할과 순기능' 발제를 통해 공공임대산업시설 공급 확대를 제안했다. 공공임대주택 이외에 제조업소 연구소 업무시설 공장 창고·물류시설 등 여러 임대산업시설을 설치할 수 있는 만큼 각 역세권 특성을 고려해 지역 발전과 연계할 수 있는 시설을 선정해야 한다는 얘기다.
쇠락한 고시촌이 몰려있던 관악구 신림동 미림지구중심이 대표적인 사례다. 구는 경전철 서울대벤처타운역과 연계해 주거시설은 기숙사, 비주거시설은 공공임대오피스로 확보해 벤처창업시설로 직접 운영하기로 했다. 노원구 공릉역과 도봉구 방학역 역세권 사업에서도 공공임대주택과 함께 공공임대상가 동주민센터 보건지소 등 산업·주민편의시설을 확보했다. 김 교수는 "불필요한 공원이나 외부 주민 접근이 어려운 공공용지를 기부채납 받기보다 정비사업 부지 외에 지역에 필요한 기반시설을 설치하는 방안도 있다"고 제안했다.
김승배 한국부동산개발협회장은 동작구형 미래 도시정비사업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도심·용산 서초·강남 영등포 3도심 사이에 있는 지리적 특성이 곧 동작의 미래 기회라고 꼽았다. 김 회장은 "인근 지역 기능을 확장하는 배후지로 역할이 가능하다"며 "주거기능이 중심이되 도심기능을 분담하는 형태로 복합사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세미나에 앞서 박일하 동작구청장은 세계적인 미래학자 토마스 프레이(Thomas Frey) 박사를 만나 노량진 일대를 4차산업 선도도시로 탈바꿈할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박 구청장은 "첨단기업 교육기관 미래직업체험관 등을 유치해 낙후된 지역을 탈바꿈 시키고자 한다"고 말했다.
노량진역은 단순한 철도역 이상으로 구상 중이다. 그는 "63빌딩 이상 초고층 역사로 조성할 것"이라며 "첨단복합환승센터이자 기업과 문화의 전당, 철도와 도심항공교통 대형쇼핑몰 등으로 재창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레이 박사는 "로봇과 자율주행은 인간의 실생활과 문명을 완전히 바꿀 것"이라며 "노량진역의 지정학적 위치, 교육특구로서의 인지도는 도시재생을 통한 최고 가치 도시 구현에 적합하다"고 답했다.
박일하 동작구청장은 "동작구가 미래를 기다리는 도시가 아니라 미래를 선도하는 도시가 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며 "100년 앞을 내다보고 주민들이 자부심을 느끼는 도시를 만들어 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