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장-청년기업 공통 화두는 골목경제↑
관악구 '에스밸리' 기업유치 효과
'청년특별시' 목표, 공간·지원 확대
"각 회사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얼마나 좋은 회사인지 여기 계신 분들께 알려주세요. 제한시간 2분입니다."
진행자 말이 끝나자 무대 위에 선 청년들이 서로를 살피더니 하나둘 마이크를 붙들고 앞으로 나선다. 서툰 랩에 청중들 웃음보가 터지고 직원들이 등을 떠밀어 무대에 섰다는 고백에는 박수갈채가 쏟아진다. 지난 3일 저녁 서울 관악구 은천동 관악청년청을 후끈 달군 '초기기업 관계망(네트워크)의 날'이다. 박준희 관악구청장도 박장대소하며 청년층 기업대표들에 응원을 보냈다.
10일 관악구에 따르면 박준희 구청장은 지난 3일 민선 8기 1주년을 기념한 하루 행보 중 마지막 만남의 대상으로 청년 창업·기업인을 택했다. 오전 7시 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에서 환경공무관(미화원)과 함께 재활용품을 수거하면서 일정을 시작한 뒤 노년층 대상 급식봉사, 장마 대비 산사태 복구현장과 주요 공사 현장 점검에 이어 청년청을 찾았다.
낙성벤처밸리와 신림창업밸리에 입주한 청년 기업인들이 지역사회는 물론 서로간 관계망 형성을 위해 뭉친 자리였다. 박 구청장을 비롯한 구 관계자들과 관악에 둥지를 튼 기업 소속 청년들은 '관악=청년'을 외치며 지역·골목 경제 활성화에 함께하겠노라 목소리를 높였다.
기초지자체 차원에서는 선뜻 내세우기 어려운 '경제'를 민선 7기부터 표방해온 관악구는 '관악에스(S)밸리'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힘을 싣고 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지식 요람인 서울대학교가 보유한 우수 기술·인력과 전체 인구의 41%가 넘는 청년을 활용하는 사업이다.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청년들이 지역에 둥지를 틀도록 유도한다는 취지다.
2020년부터 낙성대동에 벤처창업센터 4곳을 조성해 초기기업을 위한 창업공간을 제공해왔고 올해는 지난 1월 신림동에 같은 시설을 마련해 초기단계를 벗어나 일정 규모 이상으로 성장한 기업에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실제 저렴한 임대료와 각종 사무기기는 물론 기업 성장과 투자유치를 위한 진단이나 역량강화, 기업간 관계망 형성 등 분야별 단계별 맞춤형 지원은 청년들을 유인하는 매력 요인이다. 창업 후 강남으로 진출했다 돌아온 한 기업 대표는 "저렴한 창업공간과 홍보 등 구 지원이 매력 요소"라며 "무엇보다 관악구 의지가 강해 창업 이외에도 인턴 등 청년들에게 기회가 많다"고 평가했다.
지난 3일 박 구청장과 '대표 대 대표'로 공개 만남을 가졌던 이수현 로맨시브 대표는 "공간과 인건비 홍보 지원 덕분에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며 "창업 공간 이외 다양한 공간도 최대한 활용하고 싶다"고 말했다. 수면유도 음료로 이름난 이 기업은 창업 2년만에 5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고 있다.
관악구는 창업기반시설 조성과 그에 따른 기업 유치, 일자리 창출에 멈추지 않고 '1000개 청년기업'을 목표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지난 4월 문을 연 청년청을 비롯해 청년 문화활동 공간 '신림동 쓰리룸', 문화와 예술이 공존하는 관천로 문화공간, 미디어센터 관악 등이 그 배후에 있다. 청년들이 모이고 문화와 예술로 소통하면서 창업과 공유 협업 등을 체득하는 공간들이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관악S밸리를 역점 추진해 출발시점과 비교해 입주기업과 연 매출액이 12배와 24배 증가하는 초고속 성장을 이루고 젊고 힘찬 청년특별시 발판을 마련했다"며 "혁신과 상생의 경제를 더 크게 키우고 전국 지자체 청년정책 모범사례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