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4000가구 정전·공항철도 멈춰서
계속되는 장맛비에 피해 속출
주말까지 400㎜ '피해 우려'
13일부터 이틀간 폭우성 장맛비가 내리면서 전국 곳곳에서 피해가 잇따랐다. 서울에서 대규모 정전사고가 발생하고 공항철도가 멈춰서기도 했다. 이번 비는 주말인 16일까지 전국에 많게는 300㎜의 비를 더 뿌릴 것으로 예상돼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1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13일 오후 6시 35분쯤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서 호우로 도로 축대 일부가 무너져 내려 주민 46명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있었다. 추가 붕괴를 막기 위해 방사포를 덮는 등 긴급조치를 취했지만 주민들은 귀가하지 못하고 인근 대피소 등에서 밤을 보냈다. 13일부터 14일 새벽까지 광진구 중곡동, 강동구 암사동, 은평구 불광동, 성북구 성북동 등 4곳에서는 주택 등 건물 옹벽이 파손됐다. 암사동의 경우 한 상가 뒤편 담벼락이 무너져 담벼락과 붙어있던 상가 화장실 유리창이 깨지기도 했다.
서울 관악구 사당역과 동작구 여의대방로에서는 도로가 물에 잠겨 통제되면서 이곳을 지나는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정전 피해도 잇따랐다. 오후 2시쯤엔 서도봉구 쌍문동에서 폭우로 나무가 쓰러지면서 전신주를 넘어뜨리는 바람에 인근 아파트 등 2100여 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었다. 앞서 13일 새벽 0시쯤엔 서대문구 홍제동 안산 부근에서 강풍에 가로수가 쓰러지면서 고압선을 끊어 2000가구 이상에 정전이 발생했다. 강풍까지 동반한 집중호우 때문에 나무가 쓰러지면서 서울 외에도 전국 곳곳에서 크고 작은 정전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한때 공항철도 인천 계양역에서 서울역 방향 구간에 전기공급이 끊기면서 열차 운행이 5분가량 중단되는 사고도 있었다. 공항철도는 낙뢰로 인해 전력공급에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고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도로변 토사 유실과 낙석 사고도 이어졌다. 13일 새벽에는 전남 화순군 이양면 복리 산간도로 경사면에서 토사가 쏟아져 내렸다. 이에 1톤 트럭을 몰고 이곳을 지나던 50대 남성이 도로에 쌓인 토사에 부딪혀 팔목을 다쳤다.
폭우로 이재민도 발생했다. 13일 서울에서만 38가구 79명이 침수 등을 우려해 대피했고, 이 가운데 27가구는 14일 오전까지 귀가하지 못하고 있다. 부산에서도 13가구 20명 대피하는 등 전국적으로 6개 시·도 21개 시·군·구에서 65가구 134명이 재난을 피해 대피했다. 이들 중 14일 오전까지 귀가하지 못한 주민은 44세대 140명이다.
도로 통제도 늘어나고 있다. 한강 잠수교는 14일 오전 0시 10분부터 전면 통제됐다. 서울 동부간선도로도 14일 4시 10분부터 통제됐다가 7시쯤 풀렸다.
전국적으로는 경기 37곳, 충남 22곳 등 모두 75개 도로에서 차량통행이 통제됐다. 비가 전국적으로 내리면서 전국 대부분 하천의 통행도 통제됐다. 14일 오전 6시 기준 하천변 통제 장소는 691곳이나 된다. 출입이 통제된 둔치주차장도 167곳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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