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년만에 실질소득 플러스로 전환

2023-07-20 10:43:53 게재

임금인상이 물가상승 추월

2분기 4.4% 대 3% 기록

미국이 2년 만에 처음으로 근로자 임금 상승률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추월해 실질소득이 플러스로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는 물가보다 빠른 임금 오름세가 소비자들이 지출을 계속할 수 있을 만큼 강해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는 것을 피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연방노동부의 18일(현지시간) 발표에 따르면, 미국 근로자들의 시간당 평균 임금은 올 2분기 석달 동안 전년동기에 비해 4.4% 올랐다.

이는 미국 대도시 물가 수준을 나타내는 소비자물가(CPI)의 5월, 6월 상승률보다 높은 것이다. 미국 CPI는 4월에는 4.9%로 임금인상률 4.4%보다 높았으나, 5월에 4.0%로 임금인상률보다 낮아지면서 2년 만에 처음으로 역전되면서 실질소득이 플러스(0.4%)로 돌아섰다. 6월 CPI는 3%로 더 급속하게 진정돼 소득-물가 격차가 1.2%로 더 벌어졌다.

소비자들의 실질소득이 플러스로 바뀌면서 지출 여력이 생겼다는 의미다.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미국 소비자들은 일자리 안정세가 여전한데다 임금이 계속 오르고 있는 반면 물가는 진정세를 보이고 있어 지갑을 계속 열 수 있는 경제상황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경기지표를 근거로 연준(Fed)에 이어 골드만삭스, JP모건체이스 등 민간금융회사들이 이구동성으로 미국경제가 앞으로 1년 안에 침체에 빠질 위험이 매우 낮아졌다고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미 언론들은 분석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설문조사에 참여한 경제학자들은 내년 경기침체에 대한 기대치를 61%에서 54%로 낮췄고, 17일 골드만삭스는 경기침체 가능성을 20%로 낮췄다고 CBS방송은 전했다.

골드만삭스는 실업률 하락, 탄력적인 주택 시장, '공장 건설 붐' 등이 모두 미국 경제가 더디기는 하지만 계속 성장할 것임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대다수 경제전문가들과 투자자들은 연준이 이달 2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겠지만 이것이 올해 마지막 인상이 되고 연말까지는 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거의 확신하고 있다고 인터넷매체 악시오스가 보도했다.

이 매체는 미국이 다시 금리를 내리기 시작하는 시기에 대해 경제전문가의 79%가 내년 상반기로 꼽았고 42.4%는 내년 2분기로 지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한면택 특파원 hanm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