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광풍에 외국인도 폭풍매수 에코프로·포스코그룹 신고가 랠리

2023-07-25 11:01:43 게재

초대형주 쏠림 심화 우려

업종 주가·수급 변화 주목

국내 주식시장에 2차전지 광풍이 불면서 에코프로와 포스코 그룹 종목들이 연일 신고가 랠리를 펼치고 있다. 최근엔 외국인투자자들까지 2차전지 종목을 폭풍 매수하며 추가 반등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다만 이번 상승 랠리가 단기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과 함께 2차전지 관련 초대형주 편중, 쏠림 현상 심화로 주식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우려 또한 커졌다. 특히 포모 증후군에 뒤늦게 막차를 탄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이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차전지 관련주들의 주가와 수급 변화가 관전포인트다.


◆포스코퓨처엠, 현대차 제치고 시총 8위 올라 =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포스코퓨처엠이 시가총액 45조7000억원을 돌파하며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를 제치고 시가총액 순위 8위에 올랐다. 이날 오전 9시 14분 현재 포스코퓨처엠은 전날보다 8.86% 오른 59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시총 규모는 45조7000억원으로 늘어나면서 현대차(42조5000억원)를 추월해 우선주를 제외하고 시총 순위 8위에 올랐다.

포스코홀딩스 또한 주가가 4% 넘게 오르면서 시총 규모도 56조5700억원으로 불어나 시총 순위 4위에 올랐다. 삼성전자(418조4800억원), LG에너지솔루션(140조8600억원), SK하이닉스(82조3000억원) 다음이다.

2차전지 돌풍 속에 포스코그룹주가 연일 랠리를 펼치면서 그룹 합산 시가총액이 이달 들어서만 40조원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 전문가들은 포스코그룹이 2차전지 소재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성하고 있는 점이 주가에 호재로 반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에코프로에서 시작된 2차전지 투자 광풍이 포스코그룹주로 옮겨 붙는 모습이다. 최근 주가가 100만원을 넘으며 이른바 '황제주'에 오른 에코프로는 전일 116만1000원에 장을 마치며 역대 최고가를 새로 썼다. 올해 들어서만 주가는 10배 이상 급등했다.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1위 종목인 에코프로비엠 역시 40만4500원으로 장을 마감하며 고공행진 중이다.

◆공매도 세력 항복인가 = 이달 들어서는 외국인들까지 2차전지 종목을 폭풍매수하고 있다. 외국인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24일까지 국내 증시에서 1조4890원 순매수했다. 지난달 1조6654억원 순매도와 상반되는 모습이다. 특히 순매수 상위종목을 살펴보면 이달 들어 삼성전자(8078억원)를 비롯해 에코프로(6773억원), 에코프로비엠(5373억원) 등을 사들이는데 집중했다. 특히 지난 17일부터 24일까지 순매수 상위종목은 에코프로비엠(5735억원)와 에코프로(3120억원) LG에너지솔루션(988억원) 포스코퓨처엠(976억원) 등으로 2차전지 종목에 꽂힌 모습이다.

특히 외국인이 지난 1~6월 1조2000억원 이상 순매도했던 에코프로의 7월 순매수 규모는 월간 기준 2007년 상장 이후 최대 규모다. 시장전문가들은 하반기 2차전지 사업 전반에 대한 실적 개선 전망이 긍정적이라는 점과 최근 급증했던 공매도세력의 항복이 주요 원인이라고 꼽았다.

특히 에코프로가 주당 100만원이 넘는 황제주 자리를 굳히게 된 직접적인 요인은 공매도세력의 백기투항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공매도 투자자들은 공매도 행사 후 결제일에 주가가 하락해야 수익을 낼 수 있다. 반대로 주가가 상승하면 손실이 발생해 추가 손실을 예방하기 위해 주식을 다시 사들인다. 공매도 투자자가 주가 상승 시 더 큰 손실을 막기 위해 해당 종목을 단기적으로 다시 사들이는 '쇼트 스퀴즈' 현상이 시장에 영향을 미치면서 주가가 폭등하게 된 것이다.

◆일부종목 쏠림 … 버블 우려 = 하지만 코스닥시장에서는 2차전지 일부종목 쏠림 현상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세 개 종목이 코스닥시장에서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은 연초 5.95%에 불과했지만 전일 기준 세 개 종목 비중은 17.9%를 기록했다.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에이치엔 등 에코프로그룹주 비중만 보면 연초 4% 수준에서 이날 기준 16%로 네 배가량 늘어났다. 지난주 코스닥 상승폭인 38.3포인트 중 이들 3사의 상승 기여도는 31.8%, 코스닥 2차전지 3개 종목의 시가총액 비중도 급등했고, 올해 코스닥 상승에 대한 기여도 또한 48.9%로 매우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문제는 쏠림현상이다. 코스닥지수는 지난 4월 고점을 돌파했지만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에이치엔 등 '에코프로 3형제'를 제외한 코스닥지수는 아직 직전 고점을 넘기지 못했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코스닥150 지수 내에서도 빈익빈 부익부 흐름이 이어져 쏠림이 가속화되고 있다"면서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에 대한 차익실현 물량이나 악재 요소가 나타나면 코스닥지수 역시 같이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또 "코스닥150 동일가중지수 상대 강도는 셀트리온 3형제에 대한 쏠림이 극심했던 2018년 초반 수준까지 급락했다"며 "지난 21일 기준 코스닥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22.35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2.78배에 이르렀다며 12개월 선행 PER이 21배를 넘어선 것은 2000년 IT 버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7월 현재 코스닥150 전체 시가총액의 절반을 시총 상위 10개 종목이 차지하고 있으며, 올해 들어 2차전지 테마 강세로 관련 대형주의 급등세가 이어져 시장 내 대형주의 비중이 급증했다"며 "대형주 쏠림과 높은 변동성 환경에서 개인투자자의 시장 참여 증가가지속 가능할 수 있는지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관련주들의 주가 및 수급 변화가 관전 포인트"라며 "에코프로 그룹주의 8월 MSCI 지수 편입 기대감이 다시 맞물린 가운데 포스코 그룹주들의 동반 주가 급등이 시사하는 것처럼, 2차전지 업종으로 수급이 추가 유입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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