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뒤 '폭염·물놀이'로 주말에 17명 사망
지진·집중호우 경보도 발령
당분간 찜통더위 예보 '주의'
60명 가까운 목숨을 앗아간 기록적인 장마가 끝나자 이번에는 폭염이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다. 지난 주말에는 온열질환 사망과 익사 등 더위와 관련 있는 사망자가 17명 발생했다. 뿐만 아니라 주말 동안 지진과 집중호우 경보까지 발령되는 등 다양한 재난이 동시다발로 발생해 국민들의 안전을 위협했다.
31일 질병관리청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토요일인 29일 하루 동안 집계된 온열질환(추정) 사망자는 7명이다.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지자체·소방청 등에 따르면 29~30일 이틀간 온열질환으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의심되는 사망자는 5명 더 신고 됐다. 주말에만 더위로 12명이 목숨을 잃은 셈이다.
더위를 피해 바다나 계곡에서 물놀이하다 숨지는 안전사고도 속출했다. 30일 강원 정선군의 한 하천에서 40대 남성이 물에 빠져 숨지는 등 주말 사이 강원도에서만 3명이 계곡·하천 안전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부산 영도구와 경남 통영시에서는 29일 바다에서 물놀이하던 피서객 2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폭염이 계속되면서 전력사용량도 함께 급증, 과부하로 인한 정전 사례도 잇달았다. 30일 오후 6시 15분쯤에는 서울 도봉구의 아파트 10개동 1710세대, 앞서 오후 3시 20분쯤에는 경기 용인시 기흥구의 아파트 2개 단지 1200여세대의 전기공급이 끊겨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29일에도 경기 용인시와 수원시 등에서도 아파트 정전사고가 발생했다.
불볕더위 속에서 집중호우와 지진 같은 다른 재난위협도 있었다. 지난 29일 전북 장수군에서 규모 3.5 지진이 발생해 국민들을 놀라게 했다. 이번 지진으로 건물균열 등 모두 7건의 피해신고가 접수됐다.
폭염경보와 호우특보가 함께 내려지는 상황도 벌어졌다. 행정안전부는 30일 오후 6시를 기해 서울과 대전 세종 경기 충남을 중심으로 호우특보가 발표되자 중대본 1단계를 가동하고, 위기경보 수준도 관심에서 주의로 상향했다. 중대본은 특히 폭염 속 집중호우가 계곡이나 하천 등에서 물놀이를 하는 피서객들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고 보고 긴급 대응에 나섰다.
한편 불볕더위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31일 "당분간 전국 대부분 지역 최고 체감온도가 35℃ 안팎으로 올라 매우 무덥고 도심지와 해안지역을 중심으로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이 많겠다"고 예보했다. 8월 1~2일 낮 기온은 30일(29~36℃)과 비슷하거나 1~2℃ 가량 높을 전망이다.
온종일 푹푹 찌다가 갑자기 강한 소나기가 내리는 날씨는 여전할 것으로 예보됐다. 소나기가 내리는 지역은 일시적으로 기온이 내려가지만 습도가 급격하게 높아지면서 무더위는 계속되게 된다. 소나기가 그친 뒤 햇볕이 나면 습도가 높은 가운데 기온이 다시 높아지면서 체감온도도 상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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