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PF 사업장 정상화 펀드' 1조5천억 이상으로 커져
2023-08-30 11:18:45 게재
캠코 1조원 이상 펀드 조성 마무리
금융지주 계열 운용사 등 자체 조성
기업구조혁신펀드도 연내 가동 준비
3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캠코는 1조원 이상의 '부동산 PF 사업장 정상화 지원펀드' 조성을 마치고 부실·부실우려 사업장의 정상화를 위해 내달 본격적으로 자금을 투입한다. 특히 금융지주사 등이 5000억원 이상의 자체 펀드를 조성해 총 투자 규모는 1조50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 관계자는 "하나금융지주가 계열 운용사를 통해 2000억원 가량의 펀드를 조성하는 등 금융회사들이 사업성 있는 부동산PF 사업장을 인수하려고 자체 펀드를 마련하고 있어서 규모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캠코는 지난달 초 '부동산 PF 사업장 정상화 지원펀드' 운용을 위한 위탁운용사로 신한자산운용, 이지스자산운용, 캡스톤자산운용, KB자산운용, 코람코자산운용 등 5곳을 선정했다. 당초 5대 금융지주사 계열 자산운용사들이 선정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5대 금융지주에서는 신한금융과 KB금융 2곳만 합류했다. 나머지 금융지주사 등은 별도 펀드 조성을 검토해왔다.
캠코는 5대 운용사에 1000억원씩 출자하고, 이들 운용사들이 민간에서 1000억원 이상을 모집하는 방식으로 총 1조원 이상으로 펀드를 조성했다.
이들 펀드는 브릿지론과 착공에 들어가지 않은 본PF 사업장 중에서 기존 권리관계 조정 또는 재구조화를 통해 사업성 회복이 기대되는 사업장을 투자대상으로 하고 있다.
투자유형은 △사업재구조화 △자금대여 △기타투자 등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사업재구조화는 사업장별 PF 채권을 인수, 기존 권리관계 조정 등을 거쳐 사업·재무구조를 재편해 사업장을 정상화하는 방식이다. 자금대여는 사업장 정상화를 위한 필수 사업비(부지 매입비용, 공사비, 인허가비용 등)와 본PF 전환을 위한 신규자금을 지원한다. 기타투자는 부실PF 채권 등을 인수하는 부실채권(NPL) 투자를 말한다.
금융권의 부동산PF 대출 규모는 130조원 가량된다. 이중에서 브릿지론과 착공에 들어가지 않은 본PF 사업장 등 펀드 투자대상 규모는 20조원 가량으로 금융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해당 사업장 중 30% 가량이 부실 또는 부실 우려가 있는 사업장이라고 하면 6조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다만 사업성이 불투명한 사업장들은 공·경매를 통해 정리될 수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1조원 이상의 부동산PF 펀드가 투입돼 사업장을 정상화하는 사례들이 나오면 시장에서도 사업성이 있는 사업장에 대해서는 투자를 시작할 것"이라며 "캠코에서 조성한 펀드가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금융감독원과 캠코의 선별 절차를 거쳐 펀드에서 투자할 사업장이 가려지기 때문에 운용사들의 탐색 비용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업의 구조조정을 지원하기 위해 캠코가 조성한 '기업구조혁신펀드 4호' 역시 올해 안에 가동된다. 캠코는 지난 6월 자펀드(블라인드펀드) 위탁운용사 5곳을 선정했다. 최종 선정된 블라인드펀드 위탁운용사는 일반리그 에스지프라이빗에쿼티, 우리프라이빗에쿼티자산운용,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 3곳이며, 루키리그는 제이커브인베스트먼트-디케이파트너스(공동운용), 퍼즐인베스트먼트코리아-프롤로그벤처스(공동운용) 2곳이다. 루키리그는 출자공고일 기준으로 설립 후 5년 이내의 법인만 지원할 수 있도록 해서 새로운 운용사들에게 진입 기회를 열어 둔 것이다.
캠코는 한국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중소기업은행 등 정책 금융기관으로부터 모집한 자금 5000억원을 위탁운용사가 조성하는 펀드에 출자했고, 위탁운용사는 민간 자금을 추가로 모집해 1조원 이상의 펀드를 조성, 중소기업과 사후적 구조조정 기업에 투자할 예정이다.
캠코는 투자처를 사전에 정하지 않고 조성하는 블라인드 펀드에 2800억원, 투자처가 정해진 프로젝트 펀드에 2200억원을 출자했다.
캠코 관계자는 "구조조정 효과 등을 검토해서 펀드 투자가 적합한 기업들을 계속 찾고 있다"며 "올해 안에 투자 집행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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