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정부 2년간 법인세 감세 5조원 늘려
내년 16조, 43.7% 증가 … 전체 세금감면 증가율의 배
대부분 투자세액공제 … "낙수효과 미작동, 양극화 확대"
경기가 위축되고 있고 세수가 감소하고 있는데도 윤석열정부가 대기업 투자확대를 위해 내년까지 집권 2년간 법인세 감세액을 5조원 확대하기로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43.7%에 달하는 증가율이다. 법인세 감면의 상당부분은 대기업이 주로 혜택을 얻는 통합투자세액 공제로 투자 촉진에 의한 '낙수효과'를 기대한 결과물로 해석된다. 하지만 대기업의 투자확대가 실제 하청기업이나 전후방 기업으로 확산되는 효과가 거의 없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단순히 '대기업 혜택'으로 끝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5일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4년도 조세지출예산서'에 따르면 내년 세금 감면혜택 77조1144억원 중 법인세가 16조1883억원으로 21.0%를 차지했다.
법인세 감면이 윤석열정부 들어 2년간 11조2684억원에서 4조9199억원인 43.7% 늘었다.
같은 기간 세금 감면 규모는 63조5484억원에서 13조5660억원, 21.3%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두 배의 증가율이다. 전체 세금감면 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7.7%에서 3.3%p 올랐다. 2년동안 유일하게 비중이 늘어난 분야가 '법인세'다.
법인세 감면 혜택 확대는 82개의 대기업(상호출자제한기업, 올해 기준)에게 주로 돌아가는 통합투자세액공제 확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내년 투자세액공제 증가 규모는 3조605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예상되는 통합투자세액공제 2조1997억원 중 대기업은 64.1%인 1조4101억원, 중견기업은 7.4%인 1628억원을 가져가게 된다. 중견·대기업에게 주어지는 혜택은 71.5%로 중소기업(4839억원, 22.0%)이 얻는 혜택의 세 배를 넘는 규모다.
이에 따라 투자촉진분야의 감세비중이 지난해 3.6%, 올해 3.1%에 이어 내년에는 7.5%로 뛰어오를 전망이다.
통합투자세액공제는 단일 조세지출 항목으로는 보험료 특별소득공제 및 특별세액(6조7202억원) 다음으로 높은 액수의 감세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 11번째, 올해 12번째로 많은 항목이었던 것과 크게 구별되는 대목이다.
3조원 이상의 통합투제세액 공제 확대 등으로 대기업이 얻는 세금 감면 혜택이 지난해 3조8878억원에서 내년엔 6조6005억원으로 69.8%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세금감면 증가율(21.3%)의 세 배를 넘는 규모다. 중견기업 역시 9378억원에서 1조4829억원으로 58.1%(5451억원) 증가했다. 중소기업은 16조895억원에서 19조4064억원으로 20.6% 뛰는 데 그쳤다.
강병구 인하대 교수는 "대기업의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투자세액공제 확대는 '낙수효과'를 기대한 것으로 보인다"며 "윤석열정부는 투자와 고용증가를 기대하면서 대기업 위주의 감세 정책을 시행했지만 법인세 인하의 투자와 고용효과는 미약하고, 소득 불평등을 확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이어 "법인세 실효세율의 하락에 따른 투자 증가의 규모는 크지 않고, 고용은 줄어들며, 노동소득분배율은 떨어지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주식보유와 배당금의 상위소득계층으로의 집중도가 큰 상황에서 투자의 증가로 주식 가치가 상승하고 배당소득이 증가하면 가구소득의 불평등도는 확대될 것"이라고 했다. 또 "낙수효과가 작동하지 않는 현실에서 부자 감세 기조를 유지한 채 재정건전성을 강조하면 조세 및 재정의 재분배기능과 안정화 기능이 약화되어 양극화와 불평등은 확대되고, 성장잠재력은 크게 저하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