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하고 계단타고 '팔팔하게 삽시다'

2023-09-11 10:59:18 게재

금천구 공무원부터 건강도시 선도

'공동행동' 동참, 출석·근력왕 시상

"팀 직원이 11명인데 모두 함께 참여하기로 했어요. 서로 격려하면서 체중도 줄이고 건강도 챙기자는데 다 동의했어요."
유성훈 금천구청장이 공무원들과 함께 구청 구내식당에서 채식 식사를 하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 실천 행동 일환이다. 사진 금천구 제공


서울 금천구 복지지원과 통합조사팀 공무원들이 이번 주부터 8주간 '행동'에 돌입한다. 구청에서 이동할 때 승강기를 이용하는 대신 계단을 걷고 점심시간에 운영하는 스트레칭 교실에 참여한다. 통합조사팀뿐 아니라 구 전체 공무원이 앞서 2주간 '맛보기'로 건강도시 실천 행동에 동참한 참이다.

11일 금천구에 따르면 구는 지난 5일을 '건강도시 행동 개시일'로 선포하고 대한민국건강도시협의회 공동정책인 '기후변화 대응' 관련 실천을 시작했다. 기후변화 대응은 협의회 소속 103개 도시가 2015년까지 함께 추진하는 목표다.

건강도시는 지역사회 주체들이 협력해 물리·사회·환경 여건 개선 등 시민 건강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도시를 말한다. 금천구는 2011년 건강도시협의회에 가입, 주민 건강을 최우선으로 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맞춤형 프로젝트를 개발·시행하고 있다.

올해는 특히 '사람과 지구가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건강도시'를 만들기 위해 공동행동과 연계한 전 직원 건강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일상 속 작은 실천부터 유도하기 위해 '채식하고 계단타고 팔팔하게'를 주제로 잡았다. 구는 "코로나19로 정체됐던 건강도시 사업을 활성화하는 동시에 단체 행동을 통해 소속감과 결속력을 강화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공무원들은 지난달 28일부터 2주간 공동행동에 동참했다. 출퇴근길에는 가급적 계단을 이용하고 구내식당에서 '채식 식단'이나 '고기 없는 날'을 선보였다. '행동 개시일'인 5일에는 유성훈 구청장부터 참여했다. 출근길 계단 이용자 수는 평일 하루 200명에서 400명을 훌쩍 넘어섰고 새싹비빔밥을 내놓은 구내식당은 평일보다 50명 가량 많은 719명이 이용했다.

통합조사팀 직원들은 2주간 실천에 더해 11일부터 오는 11월 3일까지 이어지는 '건강행동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했다. 8주간 근무시간 동안 계단을 이용하고 10월에는 점심시간을 활용해 개설하는 '짧지만 긴 여운을 주는 스트레칭'을 한다. 사후평가를 통해 출석왕 체지방감소왕 근력왕 등을 시상할 예정이다.

안남영 주무관은 '체지방감량왕'을 목표로 한다. 그는 "종일 앉아서 근무하니 소화도 잘 안되고 다리 부종도 심하다"며 "계단 걷기에 참여해보니 아침부터 기분이 좋고 활기차게 업무를 시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식단도 육식 중심인데 채식을 하니 소화가 잘돼 좋았다"며 "팀원 전체가 서로 격려하면서 상생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금천구는 공무원들 실천이 주민들 동참으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구는 지난해 주민 대표와 관련 기관 담당자 등 13명으로 주민건강위원회를 꾸려 지역 곳곳에서 필요로 하는 건강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주민교육으로 양성한 건강리더를 파견한 아침 건강교실이 대표적이다. 6개 초등학교에서 등굣길 운동장 걷기 지도를 하고 건강간식을 제공한다.

걷기지도사를 파견한 신체활동 지원, 주민들 만남의 장이기도 한 행복한 걷기(Happy Walking) 등도 있다. 유성훈 금천구청장은 "채식과 계단 이용처럼 일상 습관을 조금씩 변화시키는 것은 작은 시작일지라도 우리가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 데 큰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유 구청장은 "103개 건강도시협의회 회원 도시들과 함께하는 금천구의 노력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큰 파장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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