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균용(대법원장 후보자)도 관행적 '자료제출 거부' … "인사청문회 무력화"

2023-09-19 11:10:23 게재

김영호·이동관 이후 관행화 … 개인정보제공동의서 제출도 거부

후보자 "해외 체류 자녀, 바빠서 자료제출 동의 받기 어려워" 해명

증인채택한 처남 증언 통해 재산형성과정 자료 부재 보완 계획

민주당, 이번주 이동관청문회 자료제출 거부기관 검찰고발 예고

김영호 통일부 장관후보자,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후보자 청문회에 이어 사법부의 수장인 대법원장을 검증하는 대법원장 후보자 청문회가 자료제공 거부로 무력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의 자료제출 거부를 '인사청문회 무력화'로 보고 있다.
모두발언 하는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모두발언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19일 이 후보자 청문특위 야당 간사인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이균용 대법원장후보자의 도덕성 등을 볼 때 부적격해 보인다"면서 "그럼에도 자료 제출 거부하는 것은 인사청문회 무력화를 겨냥한 것"이라고 했다.

전날 야당 청문특위에 참여하는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10억원 상당의 비상장주식 보유사실 누락 △장인 등과 함께 구입한 농지에 대한 농지법 위반 의혹 △유학생활 하는 자녀들의 해외계좌 재산신고 누락 △아들의 김앤장 인턴 활동에서의 아빠찬스 의혹 △처가 가족기업의 법인 쪼개기 의혹과 노동법 위반 소지 등을 지적하면서 후보자 해명이 허위인데다 과거 자신이 내린 판결과 배치되는 '내로남불'이라는 점을 환기시켰다.

그러면서 "비상장주식에 대한 배당내역, 자녀들의 해외계좌 관련 내역, 상승세와 증여세 등 납부내역 등의 자료를 요구했지만 후보자는 인사청문 과정의 관행이었다거나 자녀가 해외에서 바쁜 생활로 동의를 받기 어렵다는 핑계를 대며 자료제출에 불성실하게 응하고 있다"면서 "전체회의에서 자료요구를 의결한 72개 기관(19개 민간기관 포함) 중 개인정보제공 동의가 필요한 46개 기관에 후보자가 보낸 개인정보제공동의서에는 정보제공 범위가 '최근 5년'으로 한정돼 있고 자녀는 뺐다"고 했다. 또 "각 기관에 회신한 개인정보제공동의서가 개인정보에 해당한다며 제출을 거부하고 각 기관에도 제출하지 말라고 통보했다"며 "검증받아야 할 후보자가 검증받아야 할 기간과 내용에 대해 자의적으로 판단해 숨길 것은 숨기고 내놓은 자료로는 정확한 검증을 할 수 없다"고 했다.

후보자가 제출을 거부한 주요 자료는 △법관 임관후 연도별 재산신고 내역(수정신고 포함) △후보자와 배우자 직계비속의 이·배당 소득과 배우자의 사업소득 일체 △후보자가 인사혁신처에 주식백시신탁 및 직무관련성 심사를 청구한 결과와 통보서 원본 △후보자의 배우자 김모씨가 보유한 부산 북구 만덕도 소재 임야에 대한 조세심판원에 접수된 사건 접수 내용과 결정문 원문 △2000년 이후 후보자 배우자 직계존비속의 환전, 외화저축·외화송금 내역과 외화거래내역, 해외계좌 개설 현황 △후보자의 배우자 장남 장녀가 미국 유학 당시 머무른 주소지 목록과 거주비용(임차, 소유, 보증금, 렌트비용 등) △후보자 부장판사 승진시 제출된 서류 목록과 사본 △판사 재직 시 사용한 업무추진비 내역 등이다.

박용진 의원은 "후보자의 처남에 대한 증인채택을 해 놓은 상황으로 처가의 가족기업 실질 소유자의 입을 통해 재산형성과정, 배당상황 등을 확인해 자료제출이 안 된 부분을 확인하려고 한다"고 했다.

한편 민주당은 자료제출거부 기관들에 대해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이동관 후보자 민주당 청문위원들은 이 후보자 청문회가 끝나는 날에 모두 연서를 통해 검찰 고발장을 준비했다.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에서는 정당한 이유없이 서류 제출 요구를 거절한 자에 대해 검찰에 고발하면 검사는 고발장이 접수된 날로부터 두 달 내에 수사를 종결하게 돼 있고 검찰총장은 지체 없이 그 처분결과를 국회에 서면으로 보고해야 한다. 피고발 대상 기관은 방송통신위원회 대통령비서실 국정원 교육부 법무부 외교부 국세청 국토교통부 보건복지부 고려대학교 하나고등학교, 국민건강보험공단 대통령기록관 등 13개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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