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임금에 억울함을 호소하라
금천구 능행차 재현 맞춰
행궁터에서 '격쟁 상황극'
정조대왕 능행차는 조선 22대 임금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의 능을 참배하기 위해 어머니와 함께 현재 경기도 수원시에 있는 화성으로 떠났던 여정이다. 시흥행궁에서 하루 묵어갔다.
지자체들은 매년 능행차 행사를 재현하는 축제를 열고 있다. 올해는 8일 종로구 창덕궁에서 출발해 금천구를 거쳐 9일 화성행궁과 사도세자 묘인 융릉까지 59㎞를 이동한다.
임금의 행렬이 금천구를 지나는 시흥행궁 구간은 금천구청 입구 삼거리부터 시흥행궁 터까지 약 1.8㎞다. 8일 오후 5시부터 총 인원 300명과 말 30필이 동원돼 웅장한 거리행렬을 펼친다.
시흥사거리에 행렬이 도착하는 시간대에 맞춰 '정조맞이 행사'가 열린다. '시흥현령'이 주민환영위원회 등 지역 주민들과 함께 능행차 행렬을 맞이한다. 시흥5동 은행나무로에서는 당시 금천현을 시흥현으로 바꾸도록 명하는 '정조의 교서선포'와 백성들이 징과 꽹과리를 치며 억울한 일을 왕에게 직접 호소하는 '격쟁 상황극'이 연출된다. 상황극 등에는 주민이 직접 참여한다. 정조대왕과 혜경궁 홍씨를 비롯해 시흥현령 등 5명이다.
능행차 재현과 함께 즐길 볼거리도 준비했다. 오후 1시부터 정조맞이 국악경연대회 수상자와 주민 공연단, 전문 공연단이 전통 공연을 선보인다.
시흥행궁 구간 일정은 9일 행렬이 수원으로 출발하면서 마무리된다. 금천구는 이날 오전 8시 구청 광장에서 큰북 공연과 함께 정조대왕 출궁 선포 의식을 펼친다.
유성훈 금천구청장은 "정조가 재위 기간 화성으로 66회에 걸쳐 행차하면서 3355건에 달하는 상언(上言 임금에게 올리는 문서)과 격쟁을 처리했다고 한다"며 "정조의 소통 능력을 이어받아 주민들과 함께 즐거운 전통축제를 만들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