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본회의를 앞둔 충남도의회가 소속 의원 음주운전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충남 천안 서북경찰서는 음주운전을 하고도 이를 부인하며 음주측정을 거부한 지민규 충남도의원(국민의힘·아산6)을 30일 오후 불러 조사했다.

지 도의원은 지난 24일 천안시 불당동 한 도로에서 역주행을 하고 가드레일을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당시 지 도의원은 술에 취한 상태였지만 경찰의 음주측정을 거부하고 "대리운전사가 도주했다"며 운전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30일 경찰 조사를 앞두고 지 도의원은 돌연 29일 사과문을 발표했다. 지 도의원은 사과문에서 "24일 발생한 불미스러운 일과 관련해 모든 책임을 통감하며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면서 "사고 이후 저의 부끄러운 변명은 취중에 솔직하지 못한 답변이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폐쇄회로와 블랙박스 영상 등 증거자료를 다수 확보하고 있다"며 "단순음주운전보다 음주측정 거부 등이 죄질이 더 안좋다. 이번주 말이나 다음주 초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역 시민단체는 지 도의원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아산시민연대는 30일 성명을 내고 "지민규 도의원은 경찰의 음주측정조차 거부하고 대리기사가 운전했다고 거짓말로 일관했다"면서 "시민이 부끄럽지 않게 즉각 사퇴해야 하며 국민의힘은 즉각 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충남도의회는 여야 모두 사안의 중대성을 인식하고 있는 만큼 윤리위원회 회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도의회 괸계자는 "11월 회기가 시작하면 윤리위 회부 절차를 밟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충남도의회는 이 사건 외에도 이미 어수선한 상황이다. 최창용 도의원(국힘·당진3)이 최근 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이 확정돼 의원직을 상실한데 이어 이완식 도의원(국힘·당진2)도 1심에서 선거법 위반 혐의로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고 2심을 기다리는 처지다.

여기에 11월 본회의 때 인권조례와 학생인권조례 폐지를 놓고 여야간 격돌이 예고된 상태다.

충남도의회 관계자는 "혼란스럽고 답답한 상황"이라며 "잘 정리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