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은행, 주담대 악화에 부실채권 매각 급증
'부실 주택담보대출' 위주로 구성된 ABS 판매 … 1~10월 ABS 판매액, 전년 대비 88% 증가
블룸버그는 9일 CN-ABS 데이터를 인용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중국 은행들의 ABS 판매가 전년 대비 88%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ABS 판매는 주로 국영 은행과 그 자회사에서 이뤄졌으며 그 규모는 338억위안이었다. 이 수치는 2016년 이후 1~10월 합계 데이터 중 중 가장 높은 것이다.
이같은 ABS 판매 급증세는 디플레이션과 소비 수요 약화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올해 전반적으로 부실 대출이 빠르게 증가한 것과 궤를 같이 한다.
또 2022년 말 중국 규제당국이 더 많은 은행이 장부에서 부실 대출을 제거하도록 정책을 바꾼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부실 주택담보대출로 주로 구성된 은행의 ABS 상품 마케팅은 부동산 경기가 계속 침체되는 동안에도 멈추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위험하다고 인식되는 상품에 대한 은행의 투자 증가는 당국의 불만을 키울 가능성이 높다.
중국초상증권 애널리스트 랴오즈밍은 "은행은 부실 자산을 처분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면서 "자산 유동화는 효과적인 수단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부실 대출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은행들은 여전히 ABS 발행의 필요성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은행들은 최근 경기 침체와 수출 부진으로 인해 대출을 줄였다. 그러나 처분이 필요한 부실 대출이 쌓이는 것을 막는 데는 효과가 별로 없었다. 국가금융감독관리국에 따르면 중국 은행의 부실채권은 올해 3분기 말 기준 4조위안으로 전년 대비 1832억위안 증가했다.
CN-ABS에 따르면 중국건설은행, 중국공상은행, 중국은행, 중국농업은행 등 대부분 국영인 중국의 4대 은행은 1월부터 10월까지 ABS 발행규모에서 상위권을 차지했다.
부동산시장이 은행들의 신규 ABS 발행을 부채질하는 것일 수도 있다. 중국의 주택담보대출 채무불이행률은 다른 국가에 비해 여전히 상대적으로 낮다. 하지만 CN-ABS 데이터에 따르면 1~10월 발행된 전체 ABS의 약 절반이 부실 주택담보대출로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피치(중국) 보화신용평가의 구조화금융 수석분석가 쑨자핑은 "중국 부동산시장 침체로 인해 주거용(부실 대출) ABS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국영 기업들이 많이 참여한 영향으로 인해 ABS 채권이 제공하는 금리는 다른 유사한 상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중국 롄허신용평가의 뤄웨이청에 따르면 올해 판매된 AAAsf등급 ABS 상품의 선순위 트랜치는 일반적으로 쿠폰금리 범위가 2.5%에서 3% 사이였다.
그러나 부실기업 자산으로 뒷받침되는 AAAsf등급 ABS 상품의 선순위 트랜치는 중국의 AAA등급 중기 채권보다 1.00%p 이상 높은 쿠폰금리를 제공할 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
그는 "이 수익률이 많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며 "구매자에는 일반적으로 다른 은행들, 신탁과 그 자회사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ABS 구매자 시장이 형성되는 데 있어 정부의 역할도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광저우에 본사를 둔 쇼어베스트 캐피털 파트너스의 벤자민 팡저는 "구매자의 대부분은 국영 기업으로, 중국 당국이 은행의 부실대출을 줄이도록 장려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증권들을 매입하는 곳은 국영기업이 더 많은 것 같다"고 밝혔다.
ABS 시장에서 중국의 조직적인 노력은 최근 몇년간 부실채권에 대처하려는 중국의 노력이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2021년 초부터 중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는 자산운용사들이 취급하는 금융기관 부실채권의 양도를 용이하게 하는 프로그램을 시작했고 2022년 말에는 이 프로그램을 다른 은행과 소비자금융회사로 확대했다.
뤄는 "규제 정책은 사회적 자본이 부실자산 처분에 참여하도록 장려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혁신을 장려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