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모·신생아 건강 지역사회가 챙긴다
서대문구 공공산후조리원 '품애(愛)가득'
'지속가능한 탄생응원도시'에 역량 집결
임신과 출산을 준비하고 있는 서울 서대문구 주민들이 반색할 만한 소식이 들린다. 이성헌 구청장은 "민간 산후조리원 비용이 평균 380만원이고 2000만원 상당 고가 서비스가 증가하고 있는 현 시점에 합리적인 가격에 전문적인 지원을 하는 공간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지난 1일 북가좌동에 정식 개원한 공공산후조리원 '품애(愛)가득' 이야기다.
13일 서대문구에 따르면 구는 민선 8기 공약사업으로 공공산후조리원을 준비해왔다. 지하 1층부터 지상 4층에 이르는 건물로 연면적 1351㎡ 규모다. 지난 10월 준공, 한달간 마무리 점검과 모의 운영을 거쳐 이달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품애가득은 12개 산모실을 비롯해 사전관찰실 모유수유실 상담실 교육실 간이식당을 갖추고 있다. 특히 신생아실은 1층과 2층에 각각 한곳씩 배치했다. 면역력이 약한 신생아를 여럿 돌보는 가운데 감염병이 발생할 수 있어 대부분 산후조리원과 달리 두곳을 마련, 위험을 최소화했다.
간호사 6명과 간호조무사 12명을 비롯해 행정 조리 피부관리 등 직원 30명이 상주하며 산모와 신생아를 돌본다. 전문 영양사가 산모식과 간식, 주 1회 특식을 준비한다. 소아과 전문의는 주 3회 회진을 하며 아기 상태를 살피고 상담을 한다.
건물 4층에는 모자건강센터를 추가로 설치, 산후조리원과 연계해 임신 준비부터 출산 육아까지 1대 1 맞춤형 통합 건강관리 서비스를 한다. 구 관계자는 "피부마사지 등 부가서비스에 치중하는 민간과 달리 모자동실 운영, 모유수유 권장, 감염관리 등 필수 서비스를 합리적 가격에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분만예정일 3개월 전부터 예약을 받아 공개 추첨으로 이용자를 정한다. 관련 조례에 따라 기초수급자 다문화·한부모 산모 등에 우선권을 준다. 이들 신청이 70%가 안되면 일반 산모 비율을 확대한다. 이후에도 공실이 발생하면 서대문구 주민이 아니더라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내년 1월과 2월은 벌써 만실에 가까울 정도로 주민들 호응이 크다. 다만 장애인산모를 위한 방 두개는 비워둔다. 입소신청을 하는 즉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2주간 이용료는 250만원. 서대문구에 1년 이상 거주한 경우 20% 할인받을 수 있다. 우선 입소 대상자는 절반 가격에 이용 가능하다.
서대문구는 품애가득 개소와 함께 '지속가능한 탄생응원도시'를 목표로 6개 분야 18개 사업을 진행한다. 양육부담을 줄이기 위한 '터울 출산장려금'과 '다자녀 개학 수당'이 대표적이다. 첫째를 낳은 뒤 3년 이내에 둘째를 출산한 가정에는 180만원 상당 서대문사랑상품권을 제공하고 둘째 이상인 초등생에게는 학기마다 10만원씩 6년간 지원한다.
통반장을 아이돌보미로 양성해 동단위 돌봄체계를 구축하고 예체능이나 학습지도 보육이 가능한 주민은 구에서 인증해 아이돌보미로 투입한다. 지역 내 대학에서 인구변동 관련 강좌를 개설하면 최대 600만원을 지원하는 등 주민 공감대 형성을 위한 사업도 준비 중이다.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은 "탄생부터 자립까지 기존 서비스를 꼼꼼히 분석, 생애주기별 정책을 마련했다"며 "서대문구를 많은 청년이 정착하고 아이가 태어나 행복을 누릴 수 있는 도시로 가꿔나가는 데 매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