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소통' 통하니 현안문제 술술~
금천구 '현장중심 업무보고회'
"간부들이 솔선하는 행정" 약속
서울 금천구 시흥1동 금천청소년문화의집. 1번국도로도 시흥대로로도 불리는 큰 길 옆에 지난해 11월 문을 연 공간이다. 인근에 6개 학교가 있고 방과 후, 귀가 전 들르는 학원도 몰려 있어 입지를 선정했는데 정작 이용하는 아이들 의견은 다르다. 청소년운영위원들 의견을 듣던 유성훈 구청장은 "전혀 생각을 못했던 부분"이라며 웃었다. 문화의집 관계자도 "아이들이 '분위기가 안난다'고들 해서 깜짝 놀랐다"고 거들었다.
8일 금천구에 따르면 유성훈 구청장은 2024년 공식 업무일정을 현장에서 시작했다.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사흘간 진행한 '현장중심 업무보고회'다. 회의실에서 간부 공무원들에게 자료에 의존한 구두 보고를 받는 기존 형태를 탈피해 구청장부터 담당 직원까지 핵심사업 현장을 찾아간다. 지난 연말에도 업무보고회를 한 만큼 중복 행정을 지양하고 올해 핵심사업 관련 주민들과 함께 새해 계획을 세운다는 의미도 있다.
올해 업무보고회에서는 경제 약자 안전을 핵심 가치로 택했다. 지밸리(가산동 서울디지털산업단지)부터 약자동행 안전점검까지 3개 분야다. 유 구청장은 간부·담당 공무원과 함께 관련된 12곳 현장을 찾기로 했다.
지난 2일 오전 지밸리 기업지원센터를 찾아 지역 경제 핵심 성장동력인 지밸리 지원정책을 점검하며 업무보고회를 시작했다. 지역경제 지지기반을 견고하게 다지는 행보였다. 신축 지식산업센터 현장, 가산디지털단지역 출입구 개선 공사, 구 홍보조형물 설치계획까지 이날 점검했다.
청소년문화의집은 이틀째 행보에 포함됐다. 이날 유성훈 구청장과 공무원들은 노년층이 근무하는 시흥1동 택배 분류소를 시작으로 문화의집과 청년들이 주로 이용하는 독산동 '청춘삘딩'을 방문해 노인 아동·청소년 청년·1인가구 당사자들과 함께 올해 정책 방향을 공유하고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문화의집에서는 청소년운영위원들이 시설 이용과 관련된 부분에 더해 '살고 싶은 금천구'를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내용을 제안했다. 춤이나 소규모 체육활동을 위한 방음시설 보강부터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게임기 추가, 아이들이 많이 이용하는 마을버스 정류장에 문화의집 추가 등이다. 청소년들을 위한 실내운동시설 마련, 버스정류장 인근 위험시설 개선, 주요 거리에 쓰레기통 설치 등 의견도 나왔다.
청춘삘딩에서는 구청부터 청년시설 복지관 등에서 청년정책을 맡은 담당자들과 '노랑식탁'을 함께하며 청년과 1인가구 지원책을 논의했다. 노랑식탁은 청춘삘딩에서 매주 금요일 청년들과 나눴던 저녁밥상이다. 인스턴트 휴대전화 혼밥 세가지는 없애고(NO), 대화 집밥 이웃과 함께(랑)한다는 의미다. 유 구청장을 비롯한 이날 참석자들은 1인·청년가구가 늘어나는 현상과 함께 은둔·고립·외로움 등 문제를 어떻게 예방하고 대응할 수 있을지를 중점 논의했다.
마지막 날에는 제설 전진기지를 방문해 겨울철 재난 상황에서 시설과 장비가 제대로 운영될 수 있는지 재차 확인했다. 시흥동 금빛공원 개선공사, 독산동 금천체육공원 하늘다리 공사 현장도 방문했다.
유성훈 금천구창장은 "구청장을 비롯한 간부들이 솔선하고 각 분야 주민들과 소통하며 현장에 맞는 행정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