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나간다'며 그만둔 단체장·지방의원들
임기 절반도 안돼 사퇴
총선 때 보궐선거 치러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려는 지방의원들의 사퇴가 이어지고 있다. 공직선거법에 따른 지방공무원 등 입후보 제한직에 있는 사람은 선거일 90일 전인 11일까지 사직해야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로 등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22년 6월 지방선거에서 선출된 단체장·의원들이 임기 절반도 안돼 물러나는데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10일 전국 지방의회에 따르면 공직사퇴 시한 하루 전인 이날까지 광역·기초의원 10명가량이 사퇴했다. 기초단체장 중에는 박일호 밀양시장이 유일하게 지난해 말 사임하며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
수도권에선 경기도에서 광역의원 2명, 인천에서 기초의원 1명이 사직서를 냈다. 이은주(더불어민주당·화성7) 경기도의원은 2일 사퇴했고, 서정현(국민의힘·안산8) 의원은 10일 사직서를 냈다. 국민의힘에서 탈당해 개혁신당(가칭) 합류를 선언한 이기인(무소속·성남6) 의원도 사직서를 가져간 상태다. 이 의원까지 합하면 경기도의원 3명이 사퇴하고 총선에 도전한다.
반면 인천에선 출마를 예고했던 광역의원이 모두 출마를 철회했고 남동구에서 정승환(국민의힘) 구의원이 지난 2일 사직서를 제출하고 총선 채비에 나섰다. 이용창(국민의힘) 인천시의원은 서갑 지역구 출마를 위해 사퇴하겠다고 밝혔으나 당 의견을 종합해 출마의사를 철회했고 남동을 지역구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던 신동섭(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최종 의사를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충청권에선 광역·기초의원 각 1명씩 사퇴했다. 김미화(민주) 천안시의원이 이날 의원직을 사퇴하고 천안을 지역구 국회의원 출마를 선언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12월 27일 출판기념회를 열고 국회의원 출마를 예고했다. 앞서 이욱희 충북도의원도 지난해 12월말 충북도의원직을 사퇴하고 8일 청주시 흥덕구 국회의원 선거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영남권에선 광역의원 2명이 사퇴하고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 정치락(국민의힘) 울산시의원은 10일 기자회견을 열어 "오랜 기간 고심한 끝에 시의원을 사직하고 울산 북구 국회의원에 도전한다"고 밝혔다. 그는 11일 의원직을 사퇴한 후 예비후보에 등록할 예정이다. 박춘덕 경남도의원(국민의힘·창원15)도 지난 3일 총선 출마를 위해 사퇴했다. 박 전 의원은 창원시 진해구 국회의원 선거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경남 밀양시장에 3번 당선된 박일호 전 밀양시장은 전국 기초단체장 가운데 유일하게 총선 출마를 위해 사퇴했다. 박 전 시장은 지난해 12월 11일 사임 후 밀양·의령·함안·창녕 선거구에 국민의힘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공직선거법 53조는 선거에 출마하려는 자치단체장은 선거일 120일 전까지 사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들 선출직 공무원들이 임기 도중 사퇴한 곳은 보궐선거를 치러야 한다. 공직선거법 규정에 따르면 오는 2월 29일까지 선거 실시 사유가 확정되면 22대 총선 때 도의원 보궐선거를 함께 치른다.
이 때문에 '혈세낭비'를 초래한다는 등 비판이 제기된다. 밀양시의회에서는 박일호 전 시장의 중도 사퇴와 관련해 "개인의 권력 욕심으로 밀양시 행정을 이용한 것 아니냐, 시민에 대한 배신행위"라는 등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