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처 이어 통일부도 대선개입 의혹

2013-10-30 15:42:27 게재

'박정희 찬양, 김대중·노무현정부 대북정책 비판' DVD 반복상영

국가보훈처의 대선개입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통일부가 지원하는 통일관에서도 같은 내용의 안보교육 DVD를 상영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국가보훈처의 안보교육 DVD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찬양하고 김대중 노무현 전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난하는 내용이 담겨 있어 정치적 편향성이 문제되고 있다.

30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우상호 의원(민주당 서울 서대문갑)이 통일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통일부가 운영 지원하는 전국 13개 지역 통일관 가운데 광주·전남과 경남을 제외한 지역에서 지난해 국가보훈처의 안보교육용 DVD를 상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 의원 조사에 따르면 이들 통일관에서 상영한 DVD에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폄하하는 내용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민족끼리와 자주를 내세우는 6·15 공동선언 1항은 모든 자유민주세력을 배격한 채 종북좌파세력들과 북한이 연계하여 한반도 공산화 통일을 이루자는 북한의 주장에 그대로 동조하는 것'이라는 표현이나 '우리가 지원한 많은 식량이 군량미로 전용됐고 현금 역시 미사일과 핵실험 등 대량 살상무기를 개발하는 데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이 대표적이다.

'2000년에는 종북세력이 제도권과 정부 내부에 침투하여 친북 사회주의 활동을 민주화·평화애호운동으로 미화하며 그 영향력을 국가 전반에 확산시켜 왔다'는 등 진보인사를 종북세력으로 매도하는 내용도 상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우 의원은 "통일전망대 등에 설치돼 있는 통일관에서 일반 국민들을 대상으로 야당을 종북세력으로 규정하는 동영상을 대선기간 중에 반복해 상영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며 "지난 대선에서 정부기관이 조직적으로 대선에 개입한 정황이 포착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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