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30일 국회에서는 도서관문화발전 국회포럼 창립기념포럼이 열렸다. 도서관계와 정치계를 잇는 다리가 되겠다고 다짐하며 80명의 의원들이 포럼에 가입했다. 11월에는 도서관법 개정을 위한 토론회를 열 계획이다. 도서관 정책은 중요성에 비해 국가 주요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있다. 도서관문화발전 국회포럼 여야 공동대표인 새누리당 이주영 의원과 민주당 신기남 의원을 만나 현 도서관계의 문제점을 짚고 국회포럼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들었다.

"지역 주민들이 제일 가고 싶은 곳이 도서관이 돼 공동체의 구심점이 됐으면 좋겠다" 도서관문화발전 국회포럼 공동 대표인 새누리당 이주영 의원은 도서관이 누구에게나 가장 친숙한 공간으로 자리하기를 바라며 포럼의 대표를 맡았다.

그의 말에 따르면 도서관은 인류 발전의 모태다. 이 의원은 "인류가 오늘날처럼 발전된 문명을 가지게 된 것은 문자와 활자의 발명이 그 이유"라며 "활자를 통해 책을 만들게 됐고 책이 만들어짐으로써 지식과 정보를 많은 사람들이 함께 사용하게 돼 인류 발전의 원동력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런 점에서 도서관은 지식과 정보의 창고를 넘어서는 역할을 해왔다는 얘기다.

그는 "우리가 지금 도서관문화 발전에 주목해야 할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면서 "보다 발전될 미래를 그려내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도서관에 축적된 각종 정보가 원천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도서관은 국민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공공서비스 기관 중 하나다.

1년 동안 도서관을 이용하는 인원은 4억 3000명이 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비해 정부의 도서관 정책은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도서관 정책, 국가 의지 부족
이 의원은 도서관 정책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안목과 의지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2007년 도서관법을 개정하면서 대통령 소속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를 설치하고 2009~2013년까지 시행할 도서관종합발전계획을 수립했지만 설립 취지에 부응하는 국가적 활동은 없었다는 얘기다. 이 의원은 "도서관의 중요성에 비해서 도서관 정책은 국가 중요정책으로 자리 잡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안타까워했다.

특히 문제는 도서관 정책의 이원화에 따른 역기능이다. 이 의원은 "도서관 관련 정책은 문화체육관광부가 담당하고 지역 공공도서관은 해당 지방자치단체나 지역 교육청 소관이며 각 대학과 학교 도서관은 교육부에서 관장한다"면서 "'도서관'이라는 같은 목적의 시설을 설립주체가 누구냐에 따라 여러 개의 기관이 맡고 있는 특이한 형태"라고 규정했다. 때문에 상호 교류와 협력이 잘 안 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OECD 국가 중 하위권 인프라
도서관 인프라가 부족한 것도 문제다. 우리나라 도서관은 OECD 가입 국가 중 하위권의 인프라를 갖고 있다.

첫째, 도서관 수가 부족하다. 이 의원은 "도서관발전종합계획에 따르면 2013년까지 총 880여개의 도서관을 개관할 계획인데 이렇게 해도 미국, 일본 등에 비해서는 도서관 수가 많이 부족하다"면서 "미국은 1관당 봉사대상인구가 3만3000명, 영국은 1만3000명, 일본은 3만9000명, 독일은 1만명 정도이나 우리나라는 6만4000명이 넘는다"라고 말했다.

둘째, 도서관 관련 서비스 인력도 열악하다. 전국의 공공도서관 종사자는 7169명에 불과하며 이 중에서도 전문가인 사서는 3320명밖에 없다. 도서관 1관당 평균 직원 수는 9.1명이고 사서는 4.2명이다. 이 의원은 "공공도서관의 사서 1인당 봉사대상 인구수는 1만5281명으로 세계도서관연맹 권장기준인 2500명에 비하면 월등하게 열악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셋째, 자료구입비가 부족하다. 이 의원은 "2011년 기준 공공도서관 자료구입비는 680억원 정도로 1관당 9032권을 구입할 수 있는 수준"이라면서 "연간 출판되는 책이 4만4000권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살 수 있는 책이 21%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도서관 발전 위한 여론 형성해야
도서관문화발전을 위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예산 확보다. 때문에 도서관문화발전 국회포럼은 도서관 정책의 국가적 우선순위를 높여 예산 확보에 반영될 수 있도록 활동할 계획이다. 이 의원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와 예산결산위원회, 각 당의 지도부와 원내대표, 정책위원회 의장 등과 긴밀히 협력해 '도서관 발전이 문화강국으로 가는 길'이라는 공감대를 넓힐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전문가들과 함께 하는 정책 세미나와 심포지엄 등을 자주 열어 도서관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여론을 형성하겠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스스로를 가리켜 '도서관 덕을 많이 본 의원'이라고 했다. 그는 국회도서관에 자주 방문, 신간 도서들을 열람하면서 새로운 트렌드를 읽곤 한다. 이런 덕에 지난 2월 국회도서관 개관 61주년 기념으로 선정한 19대 국회에서 도서관을 가장 많이 이용한 의원 중 '의원 직접 이용 부문 최우수 의원'에 선정됐다. 이 의원은 "저 역시 도서관에 혜택을 입은 만큼 보다 많은 국민들이 그런 행복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