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경실련 공동기획, 부실투성이 대형국책사업 │ 10 인천대교

민자사업, 금융 중심으로 패러다임 바꿔

2013-11-11 11:47:17 게재

시공사 경쟁입찰로 사업비 낮춰 … 경실련 "다른 민자사업도 본받아야"

인천대교 사업이 주목받는 이유는 건설사 중심의 민간투자사업을 금융사업 중심으로 패러다임의 전환을 가져왔다는 점 때문이다. 금융과 시공을 분리해 사업진행 과정을 투명하게 함으로써 투입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이런 사업 구조아래 1조원 가까운 자금을 국내 최초로 '무보증 부담보' 프로젝트 파이낸싱(PF)대출로 이끌어내고, 민자사업에서 시공사를 입찰하는 최초의 프로젝트가 된 것이 기존과 다른 점이다.


<사진:인천대교 사진 사진 인천대교 제공>
시공사 주식 단 1주도 없어 = 인천대교 주주는 순수한 투자자들로, 시공사의 주식은 단 1주도 없다. 금융과 시공을 분리함에 따라 인천대교는 민자사업 사상 처음으로 시공사를 경쟁입찰을 통해 선정했다. 그에 따라 사업비를 3000억원 정도 낮출 수 있었다.

인천대교측에 따르면 설계회사가 산출한 공사비는 1조2875억원이었으나, 경쟁 입찰을 통해 사업자가 제시한 공사비는 1조225억원이었다. 차액은 총 2650원으로, 경상가로 하면 약 3000억원 가량 된다.

입찰심사도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의 모범사례라 할 만하다. 시공사 선정심사를 상업 기술 공정 일반 혁신 등 5개 분야로 나눠 각 분야의 세계적 전문가로 구성된 독립 검토위원회를 구성해 실시했다. 특히 과거 잡음이 심했던 가격의 적정성은 독립된 상업검토위원회에서 맡고, 공법과 시공능력 평가 역시 독립된 기술검토위원회에서 수행했다.

경실련 신영철 국책사업감시단장은 "경쟁입찰을 통한 시공사의 선정과 투명한 입찰 심사과정은 다른 민자사업이 본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매립허가 받고도 매립 안 해 = 인천대교가 이러한 차별화를 이룰 수 있었던 것은 프로젝트를 총괄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인천대교측은 설명했다. 이를 프로젝트 관리(Project Management, PM)라고 한다.

인천대교 김수홍 사장은 "프로젝트관리의 핵심은 목표관리경영, 효율경영이라 말할 수 있으며, 총괄 관리할 수 있는 노하우가 축적되어야 한다"며 "건설 중심의 관점에서 품질뿐만 아니라, 투자 중심의 관점에서 통행료 책정 등 전체적인 프로젝트의 질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인천대교 프로젝트는 미래에 대한 예측, 진단 관리라는 측면에서 철저히 사업 리스크를 위험관리(헤징)한 우수사례이다.

공사 중 위험 요소를 사전에 분석하고 대비함으로써 사업의 안정성을 확보했다. 사업비 증대 요소를 없애 합리적으로 통행료를 산정하는데 결정적 요인이 되었다. 인천대교 사업은 5년여의 기간동안 대규모 자재와 인력이 투입된 거대 건설프로젝트였지만 단 1원의 시공비 증가나 공사기간 연장 없이 오히려 기간을 단축하며 완공했다. 특히 환경을 우선고려한 교량기초설계와 공유수면매립 허가를 득하고서도, 매립을 않고 자연훼손없이 시설물을 만든 것은 우리가 곱씹어 배워야 할 철학이다.

유로머니 '최우수 PF상' 수상 = 이런 요소들 때문에 인천대교 프로젝트는 해외에서도 우수 사업으로 평가 받아, 세계적인 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누렸다.

2005년 영국 건설전문지 컨스트럭션뉴스(Construction News)의 '경이로운 세계 10대 건설프로젝트'로 선정됐으며, 금융전문지 유로머니에서 최우수 PF(프로젝트 파이낸싱)상을 수상했다.

2007년에는 건설 분야의 타임지로 꼽히는 미국의 건설전문지 'ENR'은 '세계를 빛낸 올해의 건설인 25인'으로 아시아인으로는 최초로 인천대교 김수홍 대표를 선정했다.

2010년 일본토목학회가 수여하는 교량 및 강구조물 중 뛰어난 특색을 지닌 우수한 작품으로 인정받아 최고의 권위로 평가되고 있는 '다나까상'을 수상했다.

2011년에는 국내 최초로 미국토목학회가 수여하는 '세계 5대 우수 프로젝트'로 선정됐다. 그 외에도 영국 상무부장관 공로 표창 등 많은 기관에서 수상했다.

장병호 기자 bhjang@naeil.com

장병호 기자 bh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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