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불시대 국민축산, 2030이 연다│ ⑫ 사료산업경쟁력 강화

농협, 네덜란드연구소와 협력

2016-01-28 10:52:53 게재

농식품부도 사료산업 발전정책 준비 … 국내 사료시장 규모 한 해 10조원

농협중앙회가 사료사업의 투명성을 강화하며 국내 사료산업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일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김태환 농협중앙회 축산경제대표이사는 이를 위해 지난해 네덜란드 스콧호스트사료연구소와 맺은 업무협약을 발전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태환 농협중앙회 축산경제대표이사(왼쪽. 당시 상무)는 지난해 11월 18일 네덜란드 스콧호스트 사료연구소 본사에서 루센?? 스콧호스트사료연구소 대표와 기술제휴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렐리스타드(네덜란드) = 정연근 기자


사료는 종자(종축)와 함께 축산업의 바탕을 이루고 있어 국내 축산업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투자를 확대해야 할 분야로 꼽히고 있다. 한국은 한 해 소비하는 배합사료용 곡물 1908만5000톤(2013년 기준) 중 77%인 1467만8000톤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사용할 수 있는 토지면적이 좁은 환경에서 사료원료용 곡물을 수입하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바이오기술(BT)의 각축장이 된 다양한 사료첨가제 시장에서는 한국이 선진국을 따라잡을 수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도 한해 10조원에 달하는 국내 사료시장을 바이오기술이 결합된 성장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체계화된 '사료산업 발전정책'을 준비하고 있다.

사료는 바이오기술 이용한 첨단산업 = 농협중앙회는 지난해 11월 18일 스콧호스트사료연구소와 업무협약을 맺고 △지식 전수계약을 통한 사료원료 배합비 연구 △첨가제 평가방법 등 기술교류협력 △축사 및 생산시설 벤치마킹을 통한 농협사료 연구개발기능강화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1934년 설립된 스콧호스트사료연구소는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사료연구소로 정부와 협동조합이 주주로 참여해 시작했지만 2005년부터 정부와 독립된 연구기관으로 성장했다. 네덜란드에서 사육하는 돼지 종자의 90%를 공급하는 토픽사도 사료연구를 포기하고 스콧호스트에 맡겼다.

스콧호스트는 직원 65명 중 박사급 연구원 25명, 실험실 직원 10명과 동물을 돌보는 직원 15명 등이 축종별 고능력 가축의 필요 영양소량과 영양소의 품질이 축산물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다. 또 무항생제, 친환경사료, 첨가제효능 검증 등의 연구도 수행하고 있다. 한해 매출액은 약 130억원(1000만유로) 규모다.

이 연구소는 네덜란드 정부가 공인한 사료원료 평가기관으로 사료배합비를 작성할 때 사용하는 사료첨가제 사용량표를 개발했다. 사료원료들의 다양한 영양가치를 계산할 수 있는 방법을 갖고 있고, 사료품질을 평가할 수 있는 통계자료를 계속 축적해 왔다. 현재 사료공장에서 사용하고 있는 원료들은 과거에 사용하던 원료들과 달라 사료원료에 대한 평가기술이 각광받고 있다.

스콧호스트연구소에서 양돈사료를 담당하는 프란세스 모리스트 매니저는 "대사에너지에서 열량증가분을 뺀 정미에너지를 측정할 때 전에는 150kg 체중의 돼지 한 가지를 기준으로 사용했지만 지금은 80kg 돼지를 기준으로 하면서 성장단계별, 기능별 특성을 고려한다"고 말했다.

이곳은 소비시장의 변화도 기술개발에 민감하게 반영하고 있다. 프란세스 매니저는 "유럽소비자들이 고기용 닭(육계)을 30일만에 도축하는 것은 잔인하다며 50일은 돼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는데, 이런 소비변화에 맞춰 사료를 개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스콧호스트연구소는 이런 기술을 축적해 네덜란드뿐만 아니라 유럽의 동물영양 및 사료연구분야에서도 선두에 있다. 한국의 CJ제일제당, 우성사료, 선진사료 등을 포함한 세계 30개 국가의 사료회사들과 지식전수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농협은 스콧호스트와 업무협약을 통해 사료첨가제 납품 등을 둘러싼 비리를 줄이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악취 줄이는 사료첨가제 개발 시도 = 김태환 축산경제대표는 지난 25일 내일신문과 인터뷰에서 "스콧호트스연구소와 협약을 발전시켜 냄새를 줄일 수 있는 사료첨가제 개발을 연구하고 축사내부 환기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한 사료·축사 관련 기술을 습득하기 위한 노력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냄새저감용 첨가제는 스콧호스트에서도 아직 개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농협사료는 지난 18일 농협중앙회 축산경제부문 업무보고에서 올해 판매량 340만톤, 매출액 1조3045억원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농협사료는 중소가축 사료시장에 대한 판촉활동을 강화하고, 계란 유통상인과 축산물공판장 유통을 연계해 팔아주는 전략을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사료의 품질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올해 10만6500건의 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사료원료의 구매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선물환거래 등 파생상품을 활용하고, 매달 '외환리스크 관리위원회'를 열고 외환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다양한 투자계획도 발표했다. 농협사료 인도네시아법인의 전분 판매량을 월평균 1000톤 수준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지난해는 600톤 수준이었다. 충남 당진지역 농협사료와 당진축협이 공동으로 340억원을 투자해 하루 400톤 규모의 배합사료 공장을 신축해 공동 운영하기로 했다. 평택항 서부두개발사업에도 지분을 투자하기로 했다.

올해 농협중앙회 축산경제는 '정도경영으로 변화와 혁신을 선도하는 축산경제'라는 슬로건으로 주요 업무보고회를 열었다. 농협축산경제는 지난해 4조5000억원의 사업 실적을 기반으로 올해는 4조6000억원을 목표로 제시하며 흑자경영을 이어가기로 했다.

['3만달러 국민축산, 2030이 연다' 연재기사]
- ① "질병·악취·수입개방에 축산기반 무너진다" 2015-09-30
- ② 'TPP' 격랑에 선 일본 보며 한국낙농 진로 고민│일본 농수산성 "내년부터 원유(우유 유제품 원료)도 입찰제 시범실시" 2015-10-29
- ③ 'TPP' 격랑에 휩싸인 일본 보며 한국낙농 진로 고민 일본│낙농·유업계, '시장과 계획' 양 날개로 공생 2015-10-30
- ④ 네덜란드·덴마크 축산인들│ 네덜란드, 동물복지 규정과 자동화설비로 닭·젖소 길러 2015-11-27
- ⑤ 네덜란드·덴마크 축산인들 - 농기계산업│ 네덜란드 '렐리' 로봇착유기, 60개국 낙농가 정보수집 2015-11-30
- ⑥ 네덜란드·덴마크 농업인 교육│ "농업교육 안 받으면 은행대출 못 받아" 2015-12-28
- ⑦ 2015년 축산계, '찾아오는 축산운동' 시동| "후계농이 '안티 축산' 극복 앞장" 2015-12-29
- ⑧ '청년 축산' 정책 시급│ "한우 100마리 키우는데 11억원 들어" 2015-12-30
- ⑨ 후계농업인이 이어가는 낙농업│ "우유 소비감소·수입제품 범람 위기 극복" 2016-01-01
- ⑩ 가축분뇨로 에너지·비료 생산│ "우리 마을 축산분뇨자원화시설 늘려달라" 2016-01-25
- ⑪ 김태환 농협중앙회 축산경제대표 인터뷰│ "젊은 축산인 신규창업 적극 지원" 2016-01-27
- ⑫ 사료산업경쟁력 강화│ 농협, 네덜란드연구소와 협력 2016-01-28
- ⑬ 악취제거│"축산농가 분뇨저장조 빨리 비워라" 2016-02-23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정연근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