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G7과 D10, 그리고 대한민국

2023-05-18 11:30:33 게재
이효원 한성대학교 크리에이티브 인문학부 겸임교수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 일본을 흔히 G7이라고 부른다. D10도 있다. 영어로 'Democracy 10'인데 G7보다 인지도가 낮다. 사실 G7에 한국 호주 인도만 더 넣은 것이다.

민주주의 정상회의도 있다. 영어로 'Summit for Democracy'라고 부르고 민주주의를 신봉하는 전 세계 수많은 국가(110개국)가 여기에 포함된다. D10의 첫 구상은 미국 국무부였고, 2008년에 시작되었다. 민주주의 정상회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주도로 2021년 12월에 처음 개최했고, 2차 회의는 2023년 3월에 열렸다.

미국 주도의 중국 러시아 견제 모임

이들 모임의 공통점은 미국이 주도한 러시아·중국에 대한 견제이고 러시아와 중국은 신냉전을 부르는 대립과 선동, 편 가르기를 멈추라고 미국에 경고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히로시마에서 개최하는 G7에 초대받고, 한미일 정상회담도 가질 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 때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을 G7에 참여시키려고 했으나 일본이 적극 반대했다. 하지만 이번에 일본은 "한국의 G7 가입 반대를 하지 않았다"며 "단지 논의한 적이 없다"라고 한발 뒤로 물러섰다.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도 "논의한 적이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히로시마에서 개최하는 G7도 불안하다. 히로시마는 기시다 총리의 정치적 고향이며, 원자폭탄이 투하된 역사적 상흔이 있는 곳이다. 이런 역사적인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윤 대통령이 또 러시아와 중국을 향해 우리 국익을 훼손하는 발언을 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기시다는 윤 대통령에게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 관해 연설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이 표현은 냉전시대 당시 서방이 공산권 진영의 행위를 비난할 때 쓴 표현이다.

윤 대통령은 중국 러시아 그리고 북한을 대상으로 이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이번 G7에서는 미국과 일본이 아닌 우리 국익을 우선하길 바란다.

미국과 일본 아닌 우리 국익 우선해야

마지막으로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가 불안하다. 이 문제는 전세계적 난제로 일본이나 국제원자력기구(IAEA)처럼 한 국가나 일개 기구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그런데 이 난제를 한국이 나서서 일본정부에 면죄부를 주려하는 것 같다.

우선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설명회에 참석하면 안된다. 일본은 우리측 요구를 일절 들어주지 않았고 시찰도 아닌 설명회를 통해 면죄부를 받으려 한다. 대통령실은 후쿠시마 핵 폐수를 '처리수'라고 칭했다가 거센 반발을 받은 후 '오염수'로 고쳐 부르고 있다. 결과에 상관없이 이미 저자세로 일본의 편에 서 있는 것 같다

팀 마셜 교수는 '지리의 힘'에서 '지정학적 위치'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한국의 지정학적 이웃은 일본만이 아니다. 북한과 국경을 맞대고, 러시아와 중국은 바다를 경계로 지정학적 공동체 속에 얽혀 있다.

팀 마셜은 미중갈등, 자원전쟁, 러시아의 침략, 중동의 내전, 브렉시트 등 모든 것은 지정학적 위치, 즉 '지리'에서 시작되었다고 강조한다. 그레이엄 앨리슨 하버드대 교수의 '예정된 전쟁'을 보면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과 한반도의 운명을 엿볼 수 있다.

G7 초청은 대한민국 국격의 상승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더 얻을 것이 없나 눈치게임을 하는 미일의 외교 전략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