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낙동강레포츠밸리' 하루 속히 폐쇄해야

2023-06-22 10:59:40 게재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대구 달성군은 구지면 낙동강에서 수상레포츠 시설인 '낙동강레포츠밸리'를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 낙동강은 녹조가 창궐한 상태다. 말하자면 녹조강에서 위험천만한 광란의 질주가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그것도 모터보트 뒤에 아이들을 매단 채. 달성군은 이 위험한 질주를 즉시 멈춰야 한다.

17일 낙동강은 녹조가 심각했다. 특히 레포츠밸리가 있는 달성군 구지면 낙동강은 강 전체가 완전히 녹색으로 뒤덮인 녹조곤죽의 강이었다.

녹조는 독이다. 녹조의 독 마이크로시스틴은 청산가리의 6600배의 독성을 가지고 있는 맹독이다. 그렇게 독성이 강한 독을 품고 있는 녹조가 창궐한 강에서 수상레저 활동을 벌이는 것은 자살행위다.

모터보트를 타면 물보라가 날리고 물방울은 비말 형태로 날리게 된다. 그 비말에는 녹조 독이 들어있고 사람의 피부와 입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 녹조 독을 그대로 흡입하게 되는 것이다. 아이들 입으로 녹조 독이 들어가고 있는 셈이다.

미국에서는 녹조 독인 마이크로시스틴의 농도가 8ppb만 되어도 물과의 접촉을 전면금지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녹조가 창궐해도 아무렇지도 않게 수상레저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녹조가 창궐할 때 강에 접근을 금지하는 매뉴얼 하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녹조는 청산가리의 6600배 독성 지녀

이럴 때는 국가가 나서서 가이드라인을 설정하고 녹조가 창궐하면 강과의 접촉을 차단해야 한다. 이런 조치는 아무리 서둘러도, 아무리 강력해도 지나치지 않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달성군은 즉시 낙동강레포츠밸리를 폐쇄해야 한다. 더이상 국민을 사지로 몰아넣어선 안된다. 수상레저 활동은 대부분 여름에 이루어지는데 여름 낙동강에는 해마다 녹조가 창궐한다.

정부는 6월 1일 녹조 종합관리대책을 발표했다. 환경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녹조 예방과 저감을 위한 종합관리대책을 시행하겠다고 했다. '사전예방-사후대응-관리체계' 3대 분야로 나눠 '비상대책'과 '중장기대책'을 동시에 추진한다고 했다.

정부 대책이 나온 지 보름 뒤 낙동강엔 벌써 녹조가 창궐했다. 대발생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올여름이 정말 걱정된다. 정부는 섣부른 녹조 종합대책을 발표할 것이 아니라 실사구시적 자세로 현실을 제대로 진단하고 정확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4대강사업 이후 일상화된 녹조는 국가가 만든 위험이다. 수문 개방과 자연성 회복이 최고의 녹조 치료제라는 사실을 정부는 외면하고 있지만, 최고의 녹조 백신은 수문 개방이다. 이는 금강과 영산강에서 이미 입증이 된 진실이다.

우리 아이들이 녹조 독에 무방비로 노출된 채 모터보트를 탄다. 녹조가 창궐한 강에서 녹조 독이 에어로졸로 날리는 강변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캠핑을 즐긴다. 위험천만한 상황이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

낙동강 물놀이 금지령 발동해야

정부는 4대강 보 활용이라는 정책을 고집할 게 아니라 녹조가 극심한 낙동강의 현실을 진정으로 바라봐야 한다.

지금 즉시 낙동강 물놀이 금지령을 발동하고 보 수문을 열 것을 지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올여름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특단의 대책은 현장상황을 바탕으로 수립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