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질서, 안전한 서울로 가는 지름길

2023-07-10 11:11:14 게재
김학배 서울시자치경찰위원장

우리나라는 국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국가 중 경제규모는 8위 수준이지만, 법·질서 준수 정도는 22위에 그치고 있다.(세계은행, 2021). 우리에게 담배꽁초가 쌓인 거리를 지나거나, 인도를 통행하는 자전거나 전동킥보드에 아찔한 순간들을 맞이하는 것이 드문 일은 아니다.

최근 우리 사회의 중요한 화두는 안전이다. 우리는 어디서나 안전한 일상을 누리고 싶어 한다. '깨진 유리창 이론'(Broken Window Theory)에 따르면 사소한 무질서를 방치하면 위험을 야기하고, 위험은 큰 사고와 범죄로 이어지게 된다. 별것 아닌 것 같은 일상의 무질서가 자칫 나와 주변의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의 일상이 안전하려면 이처럼 기초적인 질서를 함께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법과 제도, 시설개선 등 많은 부분이 종합적으로 이뤄져야 하겠지만 가장 기본은 '무질서'를 초래하지 않는 '나'부터의 인식변화와 실천일 것이다.

서울시 자치경찰위원회는 성숙하고 안전한 시민문화 확립을 위해 공공질서와 기초질서 교통질서를 '안전질서'로 묶어 칭하고, 모두가 알고 있지만 지켜지지 않는 세가지 질서행위에 대해 안전질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서울 자치경찰위 안전질서 캠페인

첫째로 사람들이 거니는 곳은 우측통행을 해야한다. 우리나라는 2010년부터 '보도에서 우측통행'이 원칙이지만 아직도 무질서하게 통행하는 경우가 많다. 무질서 통행을 하다보면 사람들이 밀집한 장소에서는 부딪히거나 넘어지는 등의 사고가 발생하기 쉽다. 그러나 우측통행을 하면 교통사고 20%, 충돌 횟수 24% 감소 등 각종 위험감소로 사고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도로교통공단, 2009)

둘째로 담배꽁초는 쓰레기통이나 휴대용 재떨이에 버려야 한다. 이웃나라들 도심과 달리 서울 거리에는 너무 많은 담배꽁초가 쌓여있다. 버려진 담배꽁초는 화재나 환경오염을 일으킨다. 특히 여름철에는 배수구를 막아 엄청난 재앙을 불러온다. 2022년 서울 도심에서 빚어졌던 물난리 인명피해 사고도 우리가 버린 담배꽁초로 비롯된 것이었다. 꼭 쓰레기통에 버린다면 담배꽁초가 일으키는 각종 안전 및 환경문제가 현저히 줄어들 것이다.

셋째는 이륜차·전동킥보드(PM)는 안전하게 운행해야 한다. 이륜차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소음, 난폭운전, 보도 주행, 보호장구 미착용 등이 최근 이용자가 늘어난 전동킥보드로까지 확대되어 도로 위 안전을 더욱 위협하고 있다. 이륜차와 전동킥보드는 신체노출이 많은 교통수단이어서 사고 발생 시 그 운전자에게도 매우 치명적이다. 서로의 안전을 위해 이용자는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지정 도로를 이용해야 한다.

서울시가 세계 최고의 도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안전질서 의식부터 자리잡아야 한다. 우리의 질서의식이 이웃 질서 선진국들을 능가할 때 서울은 가장 안전하고 매력적인 관광도시로 우뚝 설 것이다. 서울시 자치경찰위원회는 안전질서 문화 조성 캠페인 뿐만 아니라 정책개발, 단속 시설 확충도 계획하고 있다.

'질서선진국' 능가하는 매력적인 서울로

질서 지키기는 마음만 먹으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안전질서 캠페인이 범시민적인 운동으로 들불처럼 일어나기를 기대하는 것이 그저 꿈일 뿐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