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념 시론

내일신문 30주년을 돌아보며

2023-10-06 11:16:23 게재

30년 전 10월 9일 한글날 내일신문은 주간신문으로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신문 제작에 대해 잘 몰랐지만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시대적 흐름에 맞추어 신문업에 뛰어들었습니다. '밥도 먹고 일도 하면서 꿈을 실현하자'고 모였습니다. 주주 1700여명의 자본금 6억원으로 시작했습니다. 그 중심에 사원주주가 있었습니다. 나름 꿈을 실현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물론 우리는 많이 미숙했습니다. 당연히 시행착오도 많았습니다. 당시는 개념도 생소했던 성공확률 1%의 벤처를 내세우고 '맨땅에 헤딩'한다는 심정으로 도전했습니다. 내외부의 "무조건 망한다"는 단언을 이겨내고 지금은 "망하지 않는다"고 자신하는 단계에까지 왔다고 생각합니다.

4차원 경영시스템 뿌리내린 30년

흔히 언론을 '제4의 권력'이라고 합니다. 권력을 감시하기 위해 '국민이 준 권력'이라는 뜻이겠지만 자칫 언론 스스로 권력화되어 국민 위에 군림하는 빌미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제4의 권력' 대신 '지식정보서비스'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창간 당시 우리는 보수와 진보를 넘어 내 일을 하며 내일을 향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건전한 상식을 가진 생활인들'의 입장에서 세상을 봐야한다고 믿었습니다.

우리 사회는 이분법적인 2차원 사고와 변증법적인 3차원 사고가 지배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시대의 흐름과 함께 상생의 4차원 사고로 생각하고 생활하며 시스템을 바꾸어 가면서 경영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나갔습니다. 주간신문 7년의 역사였습니다.

2000년 10월 9일 한글날 우리는 석간 내일신문을 다시 창간했습니다. 주간지에서 일간지로 한 차원 높인 것입니다. 주간지 창간 때와는 달리 망할 수 있다는 패배감은 많이 줄어들었지만 그래도 과연 일간지에서 성공할 수 있는가라는 회의론이 내외적으로 퍼져 있었습니다. 더욱 적극적으로 4차원적인 경영시스템이 뿌리내리니 일간지는 무럭무럭 자라나게 되었습니다. 내일신문 30년 역사입니다.

우리 사회는 지금 어려움에 봉착해있습니다. 창업과 경영혁신이 아주 중요한 때입니다. 내일신문의 30년 역사는 창업과 경영혁신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지식정보서비스업을 기반으로 석간 종이신문과 함께 e내일신문 유료화를 전략으로 삼아 어려움을 극복해나가고 있습니다. 또한 벤처형 자주관리 경영이라는 초심을 기반으로 적극적으로 벤처기업에 투자를 함으로써 물적 토대를 튼튼히 해나가고 있습니다. e내일신문 유료화는 미국 뉴욕타임즈 등 선진국의 신문들을 벤치마킹한 것이고,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독일 스위스 신문사들의 경영모델을 참고한 것입니다.

우리는 내일신문 30년 경영 모델을 '4차원 경영'이라고 이름 지었습니다. 이러한 경영모델이 지금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영주체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그리고 기업경영뿐 아니라 국가경영, 가계경영에도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앞으로 상생의 사고가 시대흐름 될 것

이제 시대는 바뀌어가고 있습니다. 갈등과 분열의 시대는 막바지로 치닫고 있습니다. 흑백논리나 변증법적 사고 대신 상생의 사고와 생활자세가 필요한 때입니다. 그러한 방향으로 시대는 흘러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10년 20년이 지나면 상생의 사고가 시대의 큰 흐름을 이룰 것이라고 우리는 확신합니다. 대한민국뿐 아니라 한반도 전체로 또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확산되어 나가리라고 믿습니다. 그 사이 가계나 기업이나 정부는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지만 내일신문 30년의 어려움 극복 역사를 생각해본다면 오히려 고난이 변화의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항상 '스스로 밥을 해결하고 서로 도와 일을 하며, 꿈을 향해 나아간다'('밥일꿈')는 생각을 놓지 않을 것입니다.

장명국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