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건강스펙' 챙겨주는 보건소가 '만능 주치의'

2023-10-18 10:50:58 게재
조성명 서울 강남구청장

우연한 기회에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2021년 의료서비스 이용현황' 자료를 보고 놀랐다. 국민 한사람이 1년 동안 의사로부터 받는 외래진료 횟수(14.7회)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치(5.9회)의 2.5배 가까이 된다는 것이다.

반면 지역 사회를 대표하는 공공의료기관인 보건소 이용률은 턱없이 낮았다. 보건지소와 보건진료소 보건의료원을 포함해도 전체 의료기관 중 0.6%에 그쳤다. 아마도 '예방접종을 저렴한 비용으로 받거나 보건증 등 특정 서류를 발급받기 위해 일부 주민만 이용하는 곳'이라는 인식 때문인 것 같다. 그러나 보건소야말로 '모든 주민의 만능 주치의'라고 할 수 있다.

강남구보건소만 해도 신생아 필수 예방접종부터 직장인 대상 대사증후군 관리, 어르신 치매예방사업까지 연령과 증상을 가리지 않고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또 혼자 금연에 성공하는 사람은 3~5%밖에 되지 않지만 금연클리닉 도움을 받으면 성공률이 26.85%까지 올라간다. 니코틴 보조제와 행동 강화 물품 지원, 1대 1 상담제공 등 금단현상을 극복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돕기 때문이다. 올해는 '혈관 동안 프로젝트'로 더 많은 주민이 금연에 성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전화로 상담과 등록이 가능하게 되어 문턱도 낮아졌다.

'헬스체크업' 서비스는 강남구가 최초

난임부부·출산가정 지원사업도 눈여겨 볼만하다. 서울시 지원 횟수를 소진했거나 나이 제한으로 대상에서 제외된 난임부부에게 한의약 난임치료비를 지원하고 있다. 소득수준에 상관없이 6개월 이상 강남에 거주한 모든 난임부부가 체외수정 및 인공수정 시술비를 총 22회 범위 내에서 회당 최대 110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또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바우처 사업도 지원 등급에 따라 최대 50만원까지 구비로 추가 지급한다.

올해부터 새로 시행하는 '헬스체크업'은 스마트폰 컴퓨터 사용시간이 늘면서 척추측만이나 거북목 같은 근골격계 질환을 호소하는 현대인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첨단 장비로 신체 불균형 및 스트레스 정도를 측정하고 맞춤형 운동처방을 제공한다. 이 같은 공공서비스를 운영하는 것은 강남구가 최초다. 매달 예약이 조기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많을 뿐더러 대기업이 직원 복지제도에 벤치마킹할 정도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보건소가 멀어 이용하기 어려운 개포·일원·수서·세곡동 주민을 위해서는 세곡보건지소를 설치하고 '건강만사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만성질환관리실에서 대사증후군 검사와 영양·운동 상담을 원스톱으로 받고 스마트운동실에서 전국 최초로 인공지능·빅데이터 기반 맞춤형 운동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생체정보가 등록된 카드를 운동기구에 태그하면 자동으로 기구 세팅과 운동 강도가 조절되고 실시간 심박수를 모니터링하면서 안전하게 운동할 수 있다.

보건소는 최상의 '건강메이트'

'건강스펙'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제 몸과 마음 건강은 '능력치' 영역에 이르렀다. 개인 건강도 경쟁력이 되는 지금 보건소는 최상의 건강메이트라 할 수 있다. 민간기관보다 비용 부담이 적고 주민의 니즈를 반영해 프로그램을 개선하기 때문에 가성비 가심비를 따지는 현대인에게 안성맞춤이다. 알면 알수록 더 건강해지는 '만능 주치의', 지금 당장 문을 두드려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