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눈

광주 어등산관광단지와 상생

2023-10-27 11:42:01 게재
수확의 계절이다. 여느 지역과 마찬가지로 광주시도 올해 많은 수확을 거뒀다. 그중 어등산관광단지(41만7000㎡) 공사 재개 가능성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과다.

2005년 시작된 이 사업은 군부대 포 사격장으로 황폐해진 땅을 관광단지로 탈바꿈하는 계획이어서 관심을 받았다. 특히 호텔 등 변변한 놀이시설 하나 없는 지역 특성 때문에 시민들의 기대 또한 컸다.

하지만 사업을 맡았던 민간사업자들이 부도 등으로 줄줄이 사업을 포기하면서 골프장만 조성된 채 18년 동안 공사가 중단됐다. 새로운 사업자를 모집하려는 시도가 몇차례 있었지만 번번이 무산되면서 되레 실망만 커졌다.

지난해 새로 취임한 강기정 광주시장이 6개월 안에 해결책을 내놓겠다고 공언했지만 '과연 가능할까'라는 의구심이 더 많았다. 5개월 후 신세계 프라퍼티가 복합쇼핑몰을 짓겠다고 전격 발표하면서 의구심이 기대로 반전했다.

공모절차를 진행한 광주시는 지난 26일 신세계 프라퍼티를 어등산관광단지 조성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양측은 60일 동안 실무협상을 진행해 올해 안에 사업협약을 맺을 예정이다. 사업협약이 이뤄지면 신세계 프라퍼티는 700억원 가량인 협약이행보증금을 광주도시공사에 납부하고, 오는 2033년까지 모두 1조3000억원을 들여 스타필드와 호텔, 휴양·문화시설 등을 짓게 된다.

신세계그룹의 통 큰 결정에 많은 시민들이 고마워하고, 광주시는 신속한 행정절차로 화답할 계획이다.

이런 기대 못지않게 챙길 과제도 수두룩하다. 우선 소상공인 상생방안이다. 소상공인들은 그동안 복합쇼핑몰 유치를 반대했지만 놀이시설들이 필요하다는 시민여론을 의식해 반대 활동을 최대한 자제했다. 생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상업시설 면적이 기존 2만4160㎡에서 11만6000㎡로 크게 늘어난 것도 묵인했다. 상업시설 면적이 크게 늘면서 복합쇼핑몰 유치가 가능했다.

지역 여론을 살핀 신세계 프라퍼티도 지난해 12월 전통시장 활성화와 지역특산품 상품화, 현지법인 설립과 취약계층 문화체험 제공 등을 상생방안으로 내놓았다. 광주시는 실무협상을 통해 상생방안을 꼼꼼하게 챙길 계획이다.

그렇지만 상생방안이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최대한 자제했던 소상공인 반발이 분출할 수 있다. 기존 시설인 골프장과 협력방안도 필요하다. 그래야 반쪽짜리였던 관광단지가 제기능을 할 수 있고 더 많은 관광객 유치도 가능하다.

많은 관심 속에 진행될 광주시와 신세계 프라퍼티 실무협상이 시민의 공감을 살 수 있는 상생방안으로 매듭지어지길 기대한다.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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