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장보고과학기지 설립 10년 맞아
남극빙붕붕괴 세계 첫 규명
미·영과 스웨이츠빙하 연구
우리나라 남극대륙연구 전초기지인 ‘남극 장보고 과학기지’가 12일로 설립 10주년을 맞았다. 극지연구소는 세종과학기지(1988년 설립)와 장보고기지 등의 성과를 바탕으로 2027년엔 남극조약협의당사국 회의를 개최한다.
해양수산부와 극지연구소에 따르면 2014년 2월 12일 동남극 테라노바만에 설립된 장보고기지는 남위 62도의 킹조지 섬에 위치한 세종기지에 비해 남극 중심부로 접근하기 쉬워 남극 빙하·대륙연구에서 성과를 냈다.
해수면 변화의 주요 요소인 △남극 빙붕 붕괴 과정을 세계 최초로 규명하고 △미국 영국과 함께 스웨이츠 빙하 연구를 추진했다.
스웨이츠 방하는 남극의 초대형 빙하 중 하나로 면적이 19만2000㎢에 달한다. 난센 빙붕 연구를 통해 빙붕 안정도 평가모델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며 해수면 상승 예측 체계 기반도 마련했다.
극지연구의 지평을 대륙으로 넓혔다.
남극운석 탐사를 통해 확보한 운석으로 운석-지질 연구와 빙하-빙권 연구를 추진(2014~)하고 있고 △세계에서 네번째로 두꺼운 빙붕 시추 기록을 세워(2023년, 860m) 얼음으로 덮여있던 바다를 탐사하는 데 성공했다. 이와 함께 △장보고기지부터 남극 내륙연구 거점까지 대한민국만의 독자적인 육상 루트를 개척(2023년)하는 데도 성공했다.
장보고기지 인근 인익스프레시블섬을 남극특별보호구역에 지정(2021년)하는 데 앞장서고, 인익스프레시블섬에 사는 아델리펭귄의 취식지 변화도 최초로 확인하며 한국의 극지연구 위상을 높였다.
세계 최대 해양보호구역인 남극 로스해와 인접한 장보고기지 장점을 활용해 △로스해 생태계 보존 방안에 대한 종합적 연구(2017~2021년)를 추진하고 △세계 최초로 남극 이빨고기(메로)의 염색체를 해독하는 데 성공(2020년)하며 남극해 주요 조업국으로서 역할도 맡았다.
신형철 극지연구소장은 “우리나라는 남극에서 연구도 하고, 조업이나 관광 등 경제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다”며 “연구와 경제활동도 잘 하면서 환경보전지킴이 역할에도 충실한 나라라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강도형 해수부 장관은 “국민들의 지지와 대원들의 사명감 덕분에 지난 10년간 장보고기지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며 의미있는 연구성과들을 낼 수 있었다고 평가한다”며 “그간의 연구성과와 기지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극지 연구 선도국으로의 도약’이라는 비전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