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고3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 출제 경향 및 활용법
3월 학력평가, 국·수·영 지난해 수능보다 쉽게 출제
학생마다 영역별 체감 난이도 달라 … 향후 취약점 보완하고 학습 방향 설정하는 도구로 삼아야
지난 3월 28일(목) 서울특별시교육청 주관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이하 학력평가)’가 치러졌다. 입시기관 전문가들은 이번 3월 학력평가가 2024학년도 수능보다는 쉽게 출제되었다고 말하지만, 지난해 수능이 워낙 어렵게 출제되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3월 학력평가에 대한 체감 난이도는 학생마다 큰 차이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3월 학력평가는 재수생(N수생 포함)이 응시하지 않고 고3 재학생들만 응시하기 때문에 수능과 응시집단도 다르고, 출제기관도, 출제범위도 다른 만큼 시험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말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월 학력평가가 유의미한 이유는 2025학년 대입을 준비하는 입시 레이스의 출발점이자 향후 학습 방향을 설정하는 도구가 되기 때문이다. 이번 학력평가의 출제 경향을 살펴보고 향후 학습 방향을 덧붙인다.
피옥희 리포터 piokhee@naver.com
자료참조: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 출제경향 분석, 진학사 보도자료, EBSi 예상 등급 컷
국어 영역 출제 경향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는 국어 영역 출제 경향을 “문학 부분에서의 시간 확보가 중요한 열쇠가 될 전망이다. 특히 시가 복합 부분이 현대시가 아닌 고전시가로 출제되어 학생들에 따라서는 체감 난이도 편차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밝히며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국어 공통>
<국어 공통>에서 문제 배치 순서는 독서 17문제를 앞에 제시하고 이어서 문학 17문제를 배치했다. 문학과 독서는 지문 수와 문항 수 및 배점을 각각 4지문, 17문항, 38점으로 맞춰 출제했다.독서는 4지문으로 구성(6문항짜리 1지문 포함)했다. 독서에서, 읽기 이론은 ‘종합적 읽기 과정에서 비판적 읽기’와 관련해 3문항 출제. 인문 제재는 ‘(가) 상관주의를 비판한 메야수의 철학’과 ‘(나) 버전의 다양성과 상대성을 허용하는 굿맨의 견해’ 관련 글을 지문으로 6문항 출제. 사회 제재는 ‘법률 행위로서의 유언과 유증’과 관련해 4문항 출제. 기술 제재로는 ‘화소의 배열에 따른 디지털카메라의 센서’에 대한 글을 지문으로 4문항을 출제했다.
독서의 사회 영역에서, 상속에 따른 유류분을 다룬 2023학년도 9월 모의평가 사회 영역 지문의 제재 및 문제 유형과 다소 유사하다. 기존에 출제된 문제 유형과 동일하며 신유형은 출제되지 않았고, 독서 이론, 기술, 사회 영역의 경우 기존에 다룬 적이 있는 제재로, 학생들의 체감 난이도는 평이할 것으로 예상한다.
문학에서, 고전 시가 (가) 정훈, ‘우활가’와 (나) 이중경 ‘오대어부가구곡’을 고전 수필 (다) 이인상 ‘다백운루기’와 엮어 6문항 출제했고, 현대시로 (가) 김기림, ‘태양의 풍속’과 (나) 천양희, ‘마음의 수수밭’을 엮어 3문항 출제했다. 현대 소설은 이청준 ‘별을 보여 드립니다’로 4문항 출제했고, 고전 소설은 작자 미상, ‘징세비태록’으로 4문항 출제했다. 고전 시가 ‘우활가’가 EBS 수능 특강과 연계되어(총 7작품 중 1작품 연계) 연계 비율은 약 14%를 나타냈다.
<국어 선택>
▶ 화법과 작문
화법과 작문, 언어와 매체 각각 11문제를 35번~45번으로 구성해 출제했다. 화법과 작문에서는 전통 가구인 소반에 대한 학생의 발표로 3문항을 출제했고, 침입 외래 생물이 일으키는 문제에 대한 학생들의 대화와 교지의 글로 5문항, 학교의 진로 프로그램에 대한 학생의 글을 활용해서 3문항을 출제했다.
▶언어와 매체
언어와 매체에서는 단어의 품사 분류, 음운 변동, 합성어의 형성, 관형사절의 특징에 대한 언어 5문항을 출제했고, 매체에서는 실시간 인터넷 요리 방송을 지문으로 4문항, 유료 OTT 매체에 대한 온라인 카페 화면과 게시글을 활용해 2문항을 출제했다.
표1. 2024학년도 수능 vs 3월 학력평가 내용 영역별 문항 수 및 배점 비교
수학 영역 출제 경향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는 수학 영역 출제 경향을 “수학에서 조심해야 할 점은 선택 과목의 시험 범위가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자신의 학습 범위에 따라 선택 과목 점수 편차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자신의 학습 완성도를 점검하고 이후 학습 방향을 설계하는 도구로 활용해야 한다.”라며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수학 공통>
지난해 수능과 같이 빈칸 추론 문항과 합답형 문항은 출제되지 않았고 14번 문항은 함수의 극한과 연속을 묻는 문제로 출제되었다. 선다형 문항 중 고난이도 문항에 해당하는 15번 문항은 지난해 수능과 마찬가지로 귀납적으로 정의된 수열의 규칙성을 묻는 문제로 어렵지 않게 출제되었다. 22번 문항은 지난 출제 기조에 따라 미분 단원에서 도함수를 활용하는 문항으로 평이하게 출제되었다. 고난이도 문항의 난이도가 쉬워진 편이었다.
<수학 선택>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 각각 8문제를 구성해 23번~30번으로 구성해 출제했다. 선택과목의 난이도는 평이하게 출제되었으며 선택과목별 난이도 차이는 크지 않게 출제되었다.
▶ 확률과 통계
확률과 통계 28번은 약수의 개수와 관련된 중복순열 문항, 29번은 중복조합 문항, 30번은 중복조합을 이용해 함수의 개수를 구하는 문항이 출제되었다. 28번은 약수에 따라 케이스를 분류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나올 수 있고, 30번은 주어진 함수의 조건을 해석하는 부분과 그에 따른 케이스를 분류하는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28번, 29번, 30번의 정확한 계산 풀이가 핵심이었다.
▶ 미적분
미적분은 출제 범위가 수열의 극한으로 제한되어 고난이도 문항으로 출제되는 미분법, 적분법 단원이 출제 되지 않아서 대체적으로 쉽게 느껴졌을 것이다. 선다형 문항 중 고난이도 문항에 해당되는 28번이 평이하게 출제되었고, 29번 문항의 경우 도형의 성질을 이용해 반지름의 길이를 구할 수 있으면 어렵지 않았을 것이다. 고난이도 문항인 30번 문항의 경우 주어진 조건을 이용해 함수를 추론하는 과정이 어렵게 느껴졌겠지만, 다른 문항이 대체로 평이해 시간적인 여유가 있는 최상위권 학생들은 해결할 수 있었을 것이다.
▶ 기하
기하는 출제 범위가 이차곡선으로 한정되어, 적은 범위를 깊게 다루다 보니 학생들이 그에 따른 피로감을 느낄 수 있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체적으로 2개 이상의 이차곡선에서 각 이차곡선의 정의를 이용해 풀이하는 문제였으며, 자주 다루어지지 않는 평행이동 및 대칭이동이 포함된 문항도 출제되었다. 28번은 주어진 두 타원의 교점에서 각각의 정의를 이용해 변의 길이의 차를 구하는 문항이 출제되었고, 29번은 3개의 포물선에 대한 위치 관계를 파악하고 각각의 정의를 이용해 풀이하는 문항이 출제되었다. 30번은 쌍곡선의 정의 및 원의 성질을 복합적으로 사용하는 문항이 출제되었다.
영어 영역 출제 경향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는 영어 출제 경향을 “2024학년도 수능 영어(1등급 비율 4.71%) 보다 비교적 쉬웠고, 제시문 길이는 길지만 구체적인 내용으로 난이도 조정을 했다”라며 다음과 같이 밝혔다.
영어 제시문의 길이는 비교적 긴 편이었으나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추상적 소재나 주제 대신 구체적인 내용을 제시해 난이도를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 어휘 수준이 평이해 독해가 어렵지 않았다. 또한 혼동을 주는 선택지도 많지 않아서 문제의 함정이 많지 않았다.
한편, 빈칸 추론 34번, 이어질 글의 순서 배열 37번, 주어진 문장 넣기 39번 문항은 어려웠을 수 있다. 빈칸 추론 유형은 오답 선택지에 함정이 많지 않아서 지문을 잘 이해했다면 답을 찾기 수월했을 문제들로 구성되었다. 다만 34번의 경우 글에 제시되는 생소한 외국어 단어들의 개념을 이해하며 지문을 파악하고 빈칸에 들어갈 내용까지 유추하는 것이 쉽지 않아서 지문 독해 시간이 길어지고 풀이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어질 글의 순서 배열 중 37번은 (A), (B), (C)가 모두 역접의 표현으로 시작해 글의 흐름을 이해하기 까다로웠다. 반면, 어법, 어휘 문항은 비교적 평이한 난이도로 출제되었다.
표2. 2024학년도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 예상 등급 컷 (EBSi, 2024.3.31. 기준)
2-1. 국어 영역 예상 등급 컷
* (EBSi, 2024. 3. 31. 기준)
2-2. 수학 영역 예상 등급 컷
* (EBSi, 2024. 3. 31. 기준)
3월 학력평가 이후 활용법
3월 학력평가 결과는 자신의 객관적인 위치를 확인하고 향후 학습 전략을 수립하는데 도움을 준다. 진학사는 ‘3월 학력평가 성적표 항목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법’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첫째, 원점수보다 백분위, 표준점수가 중요
3월 학력평가 성적표는 원점수, 표준점수, 석차, 백분위, 등급 등 다양한 지표를 통해 본인의 성적을 보여주지만, 실제 수능 성적표는 3가지 지표(표준점수, 백분위, 등급)의 성적만 나온다. 따라서 학생들이 더 눈여겨 봐야할 지표는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이며, 3월 학력평가에서 더 중요하게 봐야 할 지표는 ‘백분위’이다. 표준점수는 시험 난이도나 선택과목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지만, 백분위는 표준점수를 바탕으로 응시생들의 석차를 비율로 나타낸 정보라서 ‘자신의 객관적인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이에 진학사는 “예를 들어 학력평가 국어 과목 응시자가 100,000명인데, 나의 국어 과목 전국 백분위가 80이었다면 응시자 중 상위 20% 즉 전국 20,000등에 위치한다고 이해하면 된다.”라고 예를 들었다.
진학사는 “다만 3월 학력평가는 재학생들만 치르는 시험이기 때문에 착시효과를 준다. N수생의 경우, 수능 경쟁력이 높은 학생이 많아서 이 학생들이 시험을 치르게 되면 일반적으로 본인의 백분위는 더 낮아지게 되는 경우가 많다. 올해는 의대 입학 정원의 증가로 N수생이 늘 것으로 전망하며, 이 수험생들은 의대를 희망하는 만큼 수능에서 고득점을 받을 수 있는 학생들이 예년보다 더 많을 것이다. 따라서 실제 수능 경쟁력은 3월 학력평가를 통해 확인한 본인의 경쟁력보다 낮을 수 있음을 명심하고, 꾸준히 학습해 나가야한다”라고 덧붙였다.
둘째, 부족한 영역 확인
3월 학력평가 성적표의 중간 부분에는 각 과목의 영역별 배점 및 득점, 전국 평균 성적을 볼 수 있는 정보가 있다. 각 과목의 주요 영역별 배점을 통해서 어떤 유형의 문항들이 많이 나오고, 어떻게 배치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또한, 본인의 득점과 전국 평균 성적을 비교해 보며 나의 취약한 부분을 찾을 수 있다. 이때 우측의 ‘보충학습이 필요한 문항 번호’를 함께 활용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이 문제들에 대한 해설지를 확인하거나 해설 강의를 수강하면서 틀린 문항의 구체적인 유형을 확인하고, 오답 이유를 분석해 학습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셋째, 과목 조합별 백분위?
성적표의 상단에서 살펴본 ‘백분위 성적’은 과목별 학생의 위치를 알려주는 정보이지만, 대학은 한 과목의 성적이 아니라 여러 과목의 성적을 조합해 학생을 선발하기 때문에, 이를 조합했을 경우 나의 위치를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 3월 모의고사 성적표에는 ‘기타 참고 자료’로 이를 보여주므로 눈여겨봐야 한다.(표3 참조)
‘기타 참고 자료’에서는 절대평가로 치러지는 영어와 한국사 등을 제외한 과목들로 조합한 백분위를 보여주는데, 위의 예시에서 국어+수학+탐구 기준 학생의 백분위는 90.40며, 이는 상위 9.6%에 해당한다. 따라서 응시자 수 237,045와 백분위를 곱하면 학생의 전국 등수가 되어 예시의 경우 약 22,756등 정도로 추정할 수 있다. 다만, 실제 정시에서는 대학이 과목별 반영 비율, 가산점 등을 각기 다르게 설정하고 있으므로 ‘기타 참고 자료’는 대략적인 가이드라인으로 활용하기 바란다.
표3. 성적표 상의 ‘기타 참고 자료’ (예시)
*자료 : 진학사